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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이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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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이인제

입력
200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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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새해 좌우명이 무엇이냐" 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동의 정치"라고 답했다."지역 정파 계층간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보다는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융합의 정치를 펼치자는 뜻"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1997년 대선 막판에 내건 '확 바꾸겠습니다' 란 슬로건과는 확실히 다르다.

새해 첫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각각 '건국의 부(父)' '근대화의 부' 라며 추모하고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인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큰 절을 한 것도 '대동정치'의 일환.

'아버지 순례'에 대해선 "표를 의식한 행보"란 비판도 있지만 "과거를 청산하기 보다는 창조적으로 계승, 개혁하자는 뜻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이 위원의 위치 설정도 좌우명과 맥이 닿아 있다.

이 위원은 "여야 정치권은 하루빨리 냉정을 되찾아 민생ㆍ경제 현안들을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은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의 자민련 이적에 대해서는 "국회법 개정안 표결이 봉쇄 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의원 이적이 이뤄졌지만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며 여론의 비판에 신경을 썼다.

이 위원은 그러나 쌍수를 들어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을 반겼다. 충청권 기반을 탄탄히 하고 범 여권의 외연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에서다.

그는 4ㆍ13 총선 때 '서산에 지는 해'라고 비유하며 공격했던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 헤밍웨이의 작품을 인용, "태양은 다시 뜬다"며 화해 메시지를 전했다.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 화제에 오르자 목소리가 커졌다. "궁극적으로 경영자든 노동자든 모두 살기 위해서는 철저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영국 사회는 1979년 실업률이 18%에 이르는 등 온통 잿빛이었는데 10년 간의 고통스런 개혁을 거친 뒤 모두에게 일자리가 돌아갔다"며 "우리도 수 십만 명의 대학 졸업생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는 5~10년 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내년 초 대선후보 경선이 있을 것이므로 연말 쯤 본격적으로 움직일것"이라며 "올해는 삶의 현장을 자주 찾아 국민들의 소망과 고뇌의 소리를 들을 것" 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인생 역정과 국정운영 비전을 담은 책 2권을 쓰기로 한 것도 대권을 겨냥한 포석이다. 이 위원은 지난해 11월 "국민의 지지가 높은 사람이 후보가 되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말을 했다가 당 안팎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후보경선에서 국민 지지가 가장 높은 사람이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여서 우리 당도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 위원의 최대 자산은 여당의 대선 예비주자 중 국민 지지가 가장 높다는 점. 하지만 우선 당내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영남 권의 높은 벽도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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