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탤런트 유동근(44)과 전인화(35)가 최근 제작에 들어간 사극에서 맡은 배역이다. 하지만 같은 드라마는 아니다.전인화는 2월 6일부터 방송될 조선 중종 때 관비에서 정경부인까지 오르다 몰락한 정난정의 일대기를 그린 SBS 50부작 사극 '여인 천하' 에 출연한다. 그는 정난정의 막강한 후원자이자 중종의 세번째 부인 문정왕후 역을 맡았다.
유동근은 KBS 대하 사극 '명성 황후' 에서 며느리인 황후와 정면 충돌하는 흥선 대원군 역을 소화한다. 정치와 외교면에서 인물상을 재조명할 '명성 황후' 는 4월부터 100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전인화는 '여인 천하' 의 아역 부분이 끝나는 3월 초부터 시청자와 만나고 유동근은 4월 방송 첫회분부터 출연하기 때문에, 부부가 양 방송사에서 동시에 출연하는 기간은 3개월 정도다.
문정 왕후과 흥선 대원군은 카리스마가 강한데다 다면적 성격이어서 부부가 펼칠 사극 연기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전인화는 "두 작품의 방송 기간이 겹쳐 저와 남편의 연기를 놓고 시청자의 평가를 받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고 말문을 연 뒤 "남편에게 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며 웃는다.
유동근은 "사극 경험이 많은 아내가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 '여인 천하' 에서도 잘 하리라고 믿는다. 서로 부족한 점은 지적해주고, 잘 하면 칭찬을 해 두 사람이 시청자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다" 고 말했다.
89년 결혼한 두 사람은 94년 방송된 SBS '이 남자가 사는 법'에서 한 차례 연인으로 나온 적이 있을 뿐, 그후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이들은 "부부라는 사실에 신경이 쓰여 배역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함께 출연하지 말자고 했다" 고 말했다.
전인화는 두 아이 뒷바라지와 가사 때문에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익은 사극 연기가 시선을 끈다"는 연출자 김재형PD의 칭찬을 받았다.
전인화는 '장희빈' 의 주연을 맡는 등 그동안 많은 사극에 출연했다. "젊은 연기자들은 장시간이 걸리는 분장이나 긴 대사, 다면적인 연기가 필요한 사극을 기피하지만, 연기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데다 사극이 편해 많이 출연하고 있다. 사극 전문배우라는 말에 자긍심을 갖는다" 라고 말한다.
유동근 역시 사극 연기로 각광을 받았다. 1998년 화제를 모았던 '용의 눈물' 에서 이방원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이며 시청자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이 부부는 현대극 보다는 사극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유동근은 선굵은 호방한 스타일이고, 전인화는 전형적인 한국 미인의 얼굴이다.
그러나 이 부부가 서로의 연기를 모니터 하는 방식은 다르다. 유동근은 아내의 연기에 대해 "잘 한다" "못 한다" 라고 직설적으로 평한다.
반면 전인화는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라고 우회적 방법을 사용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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