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미등만 켜고 정지선에 서 있는 차량을 좌회전하던 승용차가 들이받았다. 물론 책임은 추돌한 차에 있지만 신호대기 중인 차량이 전조등(라이트)를 켜고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최근 모 보험회사에 접수된 교통사고 사례다.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자동차 전조등을 일찍 켜는 데 인색하다. 야간 운전 때는 신호대기 중이나 정차할 때 라이트를 끈다.
이것은 한국인들의 잘못된 운전 습관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서비스기획팀 이광표 차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거리에서는 상대방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전조등을 끄도록 했지만 이는 잘못된 관행"이라며 "요즘은 전구생산기술이 발달해 라이트를 그대로 켜둬도 좋고, 오히려 자주 점등하면 전구 필라멘트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말했다.
전조등의 각도만 맞으면 맞은편 운전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사고 예방에도 좋다.
라이트는 운전자가 밖을 보기 위해 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그 차를 식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켜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해질 무렵부터 라이트를 켜고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라이트가 켜지는 자동차도 많다.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라이트를 켜지 않는 '오기'를 부리는 운전자들은 하루 중 어둑어둑해질 무렵인 오후 5~6시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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