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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바로 그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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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바로 그 이야기들

입력
200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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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이야기들'(문학세계사 발행)을 읽다 보면 저자인 루드야드 키플링(1865~1936)의 상상력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표범의 얼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코끼리 코는 왜 길어졌을까'등 그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은 뒤 아프리카 여러 동물들을 살펴보면 정말 그럴 듯하다.

19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우리에게 '정글 북'의 저자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02년 출간된 이 책을 통해 그려지는 그의 모습은 아이들의 끝없는 질문에 차근차근 대답하는 이웃집 아저씨이다.

여섯 살 때 폐렴으로 죽은 딸 조세핀을 위해 쓴 이 책에는 아프리카에서 살다시피 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이 가득하다.

표범 얼룩무늬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먼 옛날 기린과 얼룩말, 표범, 흑인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황갈색 피부를 가졌는데 이들이 사는 초원이 누르스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울창한 숲으로 도망간 기린과 얼룩말이 피부색을 얼룩무늬로 바꿔 몸을 숨기자, 표범과 흑인도 자신의 색깔을 바꿨다는 것이다.

흑인은 그늘 속에 숨기 좋은 검은 색으로, 표범은 넝쿨 속에 숨기 좋은 얼룩 무늬로. 이 때 흑인은 자신의 다섯 손가락을 모아 표범에 얼룩무늬를 만들어줬다.

코끼리 코는 악어가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늘어났고, 게으름뱅이 낙타는 3일 동안 먹지 않고 일하라는 벌을 받아 혹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렇게 해서 모두 10가지 동물 이야기가 나온다. 탄탄한 관찰과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막힘없는 글 솜씨.

오랜만에 보는 괜찮은 동화집이다. 최인자 옮김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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