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와 인천간 서해항로를 운항하던 대형 정기여객선이 화재로 침몰했으나 해군과 해경이 승객과 승무원 모두를 무사히 구조, 대형 참사를 피했다.17일 오전 8시20분께 인천 옹진군 대청도 동남쪽 1마일 해상에서 승객 69명과 승무원 7명 등 모두 76명을 태운 채 인천으로 향하던 온바다㈜ 소속 396톤급 쾌속 여객선 데모크라시 2호(선장 편정관ㆍ53)의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마침 승객으로 탑승해있던 인천 중부경찰서 정정익(28) 순경 등 경찰 2명은 사태가 위급함을 감지, 즉각 대청도 경찰출장소에 사고사실을 알리고 해군함정에 구조를 요청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인근의 해군 고속정 편대(3척)가 긴급 출동, 각각 여객선 3곳에 붙여 오전 8시30분부터 승객 구조와 함께 함정에 있던 소화펌프를 이용, 진화에 나섰다. 곧바로 1,200톤급 해군 초계함과 해경정 1척도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불은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진 선체 전체로 순식간에 번졌고, 곳곳에서 인화물질들이 폭발하면서 선체가 기울기 시작했다. 여객선은 공포에 질려 우와좌왕하는 승객들을 해군?해경대원들이 침착하게 고속정으로 전원 무사히 대피시킨 직후인 10시35분께 완전히 침몰했다.
특히 정 순경 등은 승객들을 진정시키고 어린아이와 여자들부터 차례로 대피하도록 한 뒤 맨 마지막으로 해군 함정으로 옮겼다. 여객선 기관장 김상철(54)씨는 "구조조치가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 참사를 불러왔을뻔 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선장과 기관장 등 승무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천 연안부두와 백령도 사이 123마일 뱃길을 하루에 한차례씩 왕복 운항해온 데모크라시2호(정원 309명)는 1995년 8월 세모조선소에서 건조된 최대 속력 37노트의 쾌속 여객선이다. 이 배는 46억원의 선체 보험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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