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관차가 멈춘다.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마이클 존슨(미국ㆍ33)이 16일(한국시간) 런던에서 열린 세계스포츠상 시상식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며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존슨은 오는 8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굿윌게임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고 전 세계를 돌며 고별 투어경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폭을 짧게 하고 상체를 꼿꼿이 세우는 독특한 주법을 체득한 존슨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서 200, 400m를 동시 석권했고, 4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유일한 인물이다.
90년부터 세계적인 단거리선수로 두각을 나타낸 존슨은 근 10년간 200, 400m서 황제로서의 아성을 지켜 왔다.
400m는 누구도 왕좌를 넘보지 못했고 200m서는 동갑내기인 프랭키 프레데릭스(나미비아)와 모리스 그린(미국) 아토 볼든(트리니다드 토바고)등이 그를 위협했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등 주요무대서 그림자가 된 적이 없을 만큼 독보적이었다.
존슨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서 200m(19초32), 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서 400m 기록(43초18)을 각각 경신했으며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멕시코의 고원지대서 수립된 세계기록을 11년만에 경신한 400m부문서는 89년이후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스포츠중 가장 원시적인 종목중의 하나인 달리기를 프로스포츠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종목으로 만든 것도 바로 존슨이었다.
그는 애틀랜타 올림픽이후 당시 100m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도너번 베일리(캐나다)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타이틀을 놓고 150m경주를 벌여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경기중 다리부상으로 기권).
그는 각종 광고와 이벤트로 육상선수로는 드물게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시드니올림픽 미국 선발전 200m에서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모리스 그린과 신경전 끝에 결국 나란히 허벅지 부상으로 200m출전권을 잃는 좌절을 겪기도 했다.그러나 400m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따내 '인간기관차'로서의 명성을 지켰다.
그는 이때 "이제 이루어낼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은퇴를 시사했다.
'바람과 함께 달린 러닝머신' 존슨의 은퇴로 200, 400m는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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