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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취임식에..."낮뜨거운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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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취임식에..."낮뜨거운 행렬

입력
200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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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볼썽사나운 추태가 재연되고 있다. 20일 열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한국 정치인들의 낯뜨거운 행태가 워싱턴 정가와 미국 한인사회에서 또다시 빈축을 사고 있는 것.17일 정계와 항공사, 미국내 한인단체 등에 따르면 취임식 참석이 결정된 여야 정치인과 전ㆍ현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확히 31명. 이 인원은 '집단 사진찍기 외유'로 지탄을 받았던 4년전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에 비해서도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체 국회의원의 10%에 달하는 규모.

게다가 이번에는 이들 중앙 정치인 외에 지방의 도의회 의원들 10여명까지 행렬에 가세했다.

심지어 국회의원 3~4명은 국회 회기가 진행 중인 이 기간에 워싱턴을 거쳐 멕시코의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에서의 3박4일 일정을 잡아놓았다가 17일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 사정'을 이유로 휴양 일정을 서둘러 취소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무작정 방미' 러시로 홍역을 겪는 것은 한미연합회(KAC) 등 현지 유력 한인단체나 공화당 인사들. 로스앤젤레스 한인단체 관계자는 " 연말부터 10여명의 본국 정치인들이 온갖 연줄에, 브로커까지 동원해 취임식 입장표를 구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부 한국 정치인들이 미국 상ㆍ하의원 사무실에까지 연락해 "미국내 초청자 명단에 '편법'으로라도 끼워달라"며 통사정했다는 얘기마저 나돌아 망신을 사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주미 한국대사관은 본국에 공문을 보내 일부 의원들의 방미 계획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 정부로부터 취임식에 공식 초청받은 한국인사는 양성철 주미대사 한명 뿐. 다른 인사들 대부분은 기부금 형식으로 일인당 1만~15만달러의 비싼 표값을 물고 입장, 군중들 틈에 끼어 행사를 지켜봐야 한다.

미 공화당의 한인 관계자는 "본국의 경제사정도 어려운 데 그 비싼 돈을 들여가며 굳이 참석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와 봐야 헌금이나 하고, 운 좋으면 미 정치인과 악수해 선거용 사진이나 얻는 정도일 뿐, '의원외교'는 그야말로 웃기는 얘기"라고 냉소했다.

워싱턴의 한 일본특파원도 "우리는 10명 정도의 정치인이 취임식을 참관한다"며 "한국 정치인들의 유난스런 행태는 여기서도 화제"라고 비꼬았다.

한편 외교통상부가 정식 방미사절로 취임식 참석티켓을 마련해준 정치인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박명환 박상천 김덕룡 조웅규 문희상 의원과, 한미의원교류협회의 유재건 현승일 한승수 김운용 박근혜 의원 등 모두 11명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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