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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경 초강경 비판 / "재계는 집단이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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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경 초강경 비판 / "재계는 집단이기 버려라"

입력
200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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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념 재정경제부 장관이 17일 전경련 행사에서 전경련을 "대기업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라" "반대만 하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초강경 어조로 정면 비판했다.취임 당시부터 재계의 환영을 받았고, 이후로도 '기업친화적' 면모를 보여왔던 진 장관이 이처럼 '작심하고' 전경련을 몰아붙이자 해석도 구구하다.

진 장관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최고경영자 신년세미나 강연에서 "1997년7월 노동부 장관 재직시절 전경련이 변해야 한다고 비판적 발언을 했다가 다음달 7일 갑자기 경질됐다"며 시작부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진 장관은 "경제팀장으로서 재계에 다섯가지 신년화두를 드리겠다"면서 먼저 ▦비전과 전략 ▦구조조정과 자기혁신 ▦시장 순응 ▦세계일류로 승부를 강조했다.

그러나 하이라이트는 다섯번째 전경련도 변해야 한다는 부분. 진 장관은 전경련에 대해 "이제 더 이상 대기업 이해만 대변해선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벤처 붐으로 시작된 새 기업문화를 전 기업으로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벌의 입' 노릇은 그만하고, 오히려 벤처에서 한 수 배우라는 얘기였다.

특히 전날밤 당초 실무자들이 작성한 연설문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자 전경련과 재계는 "진 장관이 뜻을 가진 발언으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다"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발언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석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최근 전경련이 30대집단 규제, 집중투표, 금융구조조정 등 개혁현안에 반대입장을 보인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것.

실제 진 장관은 이날 "전경련이 보내온 올해 경제정책운용 의견서를 봤더니 집중투표제 집단소송제 등을 하지 말자는 주장만 있지 무슨 일을 하겠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더라"며 재계의 현안인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둘째는 임기후반을 맞아 혹시 개혁전선에서 이탈해 '딴 생각'을 할지도 모를 재계에 대한 암묵적 경고라는 풀이다. 진 장관은 이와 관련, "올해는 선거가 없는 마지막 해"라며 "밀어붙일 것은 확실히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진의가 무엇이든, 이날 진 장관의 발언으로 재계에 대해서도 '강한 정부'의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됐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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