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리당략을 앞세운 여야의 신경전으로 17일 국회의 공적자금 청문회와 한빛은행 불법대출 청문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한빛 청문회는 이날 정회 소동 끝에 파행으로 막을 내렸고, 공적자금 청문회는 증인신문을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로 이틀째 열리지 못했다.
한빛 청문회는 당론을 앞세운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과 증인들의 엇갈린 진술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왜 이런 청문회를 열자고 합의했는지 모르겠다"는 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빛 국조특위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의원과 증인 간 실랑이로 정회가 선포됐다.
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이 수뢰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도종태(都鍾泰) 전 한빛은행 검사실장에게 "신창섭(申昌燮) 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으로부터 900만원을 받았느냐"고 묻자 도 증인은 발끈해 책상을 치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 박광태(朴光泰) 위원장은 도 증인의 퇴장을 지시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발언의 자유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12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한빛 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자기 당에 불리한 증인에게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질의를 퍼부었다.
일부 증인들은 청문회를 무죄 항변의 장으로 활용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공적자금 국정조사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19일의 증인신문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전ㆍ현직 재경장관과 전ㆍ현직 금감위원장 4명을 동시에 출석시켜 일괄 신문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2개 그룹으로 나누어 신문하자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2개 그룹으로 나누더라도 전ㆍ현직 재경장관을 신문할 때 전ㆍ현직 금감위원장을 배석시켜 질문해야 제대로 규명할 수 있다"며 수정안을 냈으나 민주당은 "야당이 정치 공세를 펴기 위해 전ㆍ현직 장관급 인사 4명을 한 자리에 부르려 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회의장 밖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는 등 장외 홍보전에 주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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