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독일등 추모공연 국내선 5페라 5편마련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오페라 작곡가라면 단연 주세페 베르디(1813~1901) 일 것이다.
같은 해에 태어난 리하르트 바그너가 독일 오페라의 정점을 차지하듯, 베르디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로 통한다. 베르디 사망 1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베르디 물결이 일고 있다.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그는 국민적 영웅이다.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시달리던 19세기 중엽, 그의 오페라는 애국혼의 상징이었다.
이탈리아인들은 '비바 베르디!'(베르디 만세)를 외쳤다. '이탈리아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의 줄임말이기도 한 이 말로 베르디에 대한 존경과 독립의 열망의 표시했던 것이다.
'세계 오페라 1번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은 2000~2001년 시즌의 오페라 13편 중 10편을 베르디로 공연한다.
베네치아의 페니체극장은 여기서 초연됐던 베르디의 작품 '시몬 보카네그라'와 '리골레토'를 다시 올리고, 여름 야외 오페라로 유명한 베로나 원형극장은 7~8월 두 달간 5편의 베르디 오페라 특집을 마련한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의 베르디 열기는 더 놀랍다. 베르디의 기일(27일)이 들어있는 이달 8일부터 31일까지 베르디 오페라 13편을 매일 번갈아 올리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은 2000~2001년 시즌을 전부 베르디에 바치고 있으며,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5편의 베르디 오페라를 올린다.
베르디는 우리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해방 이후 한국 오페라는 베르디로 출발했다.
최초의 오페라 전막 공연인 1948년 '라 트라비아타'를 비롯해 지금까지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 베르디의 작품이다. '라 트라비아타'가 65회로 1위, 다음이 '리골레토'(28회), '아이다'(19회) 순이다.
국내 베르디 추모 무대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베르디 '레퀴엠'(진혼미사곡)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장대한 합창과 관현악이 어우러진 걸작으로, 베르디가 오페라 뿐 아니라 종교음악에도 뛰어났음을 보여준다.
20일(토)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에는 수원ㆍ안산ㆍ인천의 3개 시립합창단 120명이 출연한다. (02)3443-4908
베르디 오페라는 5편이 올라간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올해 오페라 8편 중 절반(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시몬 보카네그라', 한국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 예술의전당 제작 '가면무도회')이 베르디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한우리오페라단이 '가면무도회'를 공연한다. 초연은 '시몬 보카네그라' 뿐이고 나머지는 늘 하던 것이다.
베르디 오페라는 26편이나 되지만 국내에서는 인기있는 대여섯 편만 자주 올라가고, 12편은 한 번도 공연되지 않았다.
이러한 편식부터 고치는 게 베르디 사망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오페라의 숙제가 될 것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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