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값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대형 백화점의 쇼핑백 환불 판매대에서 근무하는 정모(25ㆍ여)씨는 "쇼핑백을 구입한 뒤 환불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10명 중 2명도 채 안된다"고 말했다.
쇼핑하러 나온 고객들이 쇼핑백을 쉽게 구입하지만, 환불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100원짜리 종이봉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20원짜리 비닐봉투는 한번 사용한 뒤 그대로 휴지통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봉투를 '돈'으로 여기지도 않는 데다 '재활용'에 대한 인식마저 낮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재 유통업체의 쇼핑백 회수율은 18~20% 정도. 일회용 쇼핑봉투 무상지급 규제조치를 실시한 지 2년이 돼 가지만, 쇼핑백 회수율은 요지부동이다.
1년 전 한 소비자단체가 조사했을 당시에도 쇼핑백 회수율은 20% 정도였다. 그렇다고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유통업체가 쇼핑백을 판매해서 벌어들인 금액은 지난 1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10원짜리, 100원짜리 동전이 돈으로 보이지 않는 둔감한 의식 때문에 일회용 쇼핑봉투는 꾸준하게 판매되고, 팔린 봉투는 돌아오지 않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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