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 없다면 감옥에 가 있겠지요.' 살인자란 오명을 떨치고 소속팀을 슈퍼볼까지 진출시킨 미프로풋볼(NFL) 볼티모어 레이번스의 라인배커 레이 루이스(26)의 인생유전이 화제다.고교와 대학시절 최고의 태클러로 명성을 날리다 레이번스의 유니폼을 입은지 5년. 2년차 때인 1997년에는 한 게임에서 무려 17개의 태클을 하는 등 모두 210개의 태클로 NFL 최고의 태클러로 명성을 날리던 그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빠진 것은 지난해 이맘때 한 파티장에서 였다.
약물을 일체 입에 대지 않고 살해당한 친구의 얼굴이 새겨진 셔츠를 입고 다니는 등 사생활도 모범적이었던 그가 지난해 1월31일 애틀란타의 슈퍼볼 파티장 부근서 20대 남자 2명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것.
한 목격자가 "루이스가 두 명의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며 싸웠다"고 한 증언이 결정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져 루이스는 살인협의로 구속됐고 언론은 연일 루이스 보도에 열을 올렸다.
루이스는 재판진행 도중 검사와의 협상 끝에 이미 무죄석방된 2명의 다른 혐의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조건으로 공무집행방해혐의만으로 기소됐고 올 시즌 극적으로 다시 필드에 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팬들은 그를 여전히 의심했고 일부 동료들도 그의 무죄를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아 그는 엄청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는 것은 '열심히 뛰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루이스는 수비팀을 지휘하며 한 시즌 165실점(게임당 10.3점)으로 NFL 최소실점기록을 달성해냈다. 레이번스가 허용한 한 게임 평균 6.6야드 러싱은 그의 태클이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지녔는지를 잘 보여준다.
루이스가 복귀했을 때 가장 큰 힘이 돼 주었던 브라이언 빌릭 감독은 "루이스는 그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면서 "그가 없었다면 슈퍼볼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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