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과 폭설로 온 나라가 얼어 붙었다. 일주일이 넘게 계속되는 강추위로 근년 최저기온 기록이 연일 깨지고 있다.예보에 없던 폭설로 남쪽 해안지방까지 한 때 육ㆍ해ㆍ공로가 마비상태에 빠지고, 수출입화물 선적과 하역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기록적인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고, 눈 예보도 잇달아 설 명절 밑 서민생활 혼란이 걱정이다. 국토와 공공서비스의 혈관마저 얼어붙지 않도록 관민 모두의 합심이 절실하다.
철원지방 수은주가 관측개시 이래 최저치를 계속 갈아치우는 혹한이 계속되자 청과와 야채 값이 치솟아 설을 일주일 앞둔 서민들의 가슴까지 춥게한다.
일부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보이는 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어 보인다. 남부지방에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는 폭설이 내렸으나, 도시마다 제설차가 없고 염화칼슘과 인력이 부족해 쌓이는 눈을 보고 만 있는 실정이다.
폭설과 혹한으로 인한 피해와 불편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것은 눈을 치우고 생필품을 공급하는 등 공공기관의 서비스가 크게 퇴보했고, 시민정신도 영악해진 데 대한 아쉬움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임명제 시대에는 구청별 시ㆍ군별 제설경쟁이 대단했다.
밤 사이 내린 눈이 얼음판으로 변한 것이 인사권자 눈에 띌 세라, 강설과 동시에 비상소집 망을 가동해 제설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제설장비와 약제가 없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시대다.
쌓인 눈이 얼어붙어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골목길이 얼음판이 되어도 "왜 눈을 치워주지 않았느냐"고 불평만 하는 주민들의 안일하고 의존적인 습성도 한번 되돌아 볼 일이다.
아울러 춥고 배고픈 이웃의 고통을 의식하는 겨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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