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두들 VIP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안달이죠?"모 신용카드회사의 신용카드발급상담원 최모(38ㆍ여)씨는 한국인의 허례허식에 혀를 내둘렀다.
연회비가 일반 신용카드 5,000원의 20배 이상인 VIP카드 발급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최우수 고객에게 '골드'급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하지만 너도나도 골드카드를 선호하는 바람에 이마저 일반화하면서 최근 또 다른 최고급 카드 '플래티늄'급이 등장했다.
실제로 2,000만원 가까이 되는 이용한도액을 모두 채우는 고객은 거의 없다. 대부분 신분과시용으로 최고급 카드를 선호한다.
외국 제휴카드도 마찬가지다. 국내 신용카드사가 제휴 발급하는 비자, 마스타 등 해외이용가능 카드의 경우 국내에서는 이용 가능한 혜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카드 발급자의 40% 이상이 연회비 5,000원 추가 부담을 감수하면서 발급신청을 하고 있다.
물론 해외여행시 이용을 위해서는 여행 사흘 전에만 신청해도 발급 받을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원창수 실장은 "신용카드는 이제 부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아닌 신용사회의 일상용품이 됐다"며 "상류층에 대한 허위의식이 왜곡된 소비문화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