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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가 '원低햇빛'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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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가 '원低햇빛' 가린다

입력
2001.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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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엔저(低;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 상승)'로 원화환율 상승의 수출증대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작년말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 수출업계엔 단비가 됐지만 엔ㆍ달러 환율이 훨씬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바람에 수출업계에 정작 중요한 '원ㆍ엔 환율'은 경쟁력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00엔=1,100원'밑으로 떨어지고 있어, 수출가격의 비교우위가 되레 나빠지는 양상이다.

관건은 원ㆍ엔 1999년말 1,138원에서 작년말 1,264.50원으로 상승한 원ㆍ달러환율은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 12일 현재 1,281.10원까지 치솟았다.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의 환율이 올들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원화환율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일단 이들 국가에 대해선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해가고 있다.

그러나 일본경제의 불황조짐속에 엔ㆍ달러 환율은 99년말 102.10엔에서 작년말엔 114.36엔, 그리고 이달 현재 118~119엔대까지 초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원ㆍ엔 환율은 99년말 100엔당 1,121.84엔에서 지난해말 1,101.52엔으로 떨어졌고 15일 현재 1,080원대까지 하락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 수출업계의 경우 평균적으로 최저 100엔당 1,100원은 되어야 가격경쟁력이 확보된다"며 "특히 경공업제품은 원ㆍ엔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비용압박을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수출호조는 엔고(高)에 따른 반사효과도 컸던 만큼 최근의 엔저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일 수출의 명암 엔저의 여파로 대일(對日)수출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엔저의 가속화는 대일 수출품목 가운데 컴퓨터와 유화, 수산품에 대해선 악재로, 철강과 채소류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컴퓨터와 유화, 수산물 등은 결제통화가 달러여서 일본측의 수입축소에 따른 수지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엔화로 결제되는 반도체의 경우 가격경쟁력은 불리해졌지만, 대일 위탁생산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이며 가전제품의 경우 자사브랜드는 엔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은 달러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철강은 압연과 냉간압연 제품을 중심으로 10~15%의 수출신장이 기대된다고 KOTRA측은 분석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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