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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줌마' 강석우 / "욕 많이 먹을수록 인기 높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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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줌마' 강석우 / "욕 많이 먹을수록 인기 높아가요"

입력
2001.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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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만 모이면 MBC 드라마 '아줌마' 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터넷에서도 '아줌마' 에 대한 토론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아줌마' 의 극단적 인물설정이나 인위적 대립구도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아저씨 장진구(강석우)에 대한 아줌마 대표 오삼숙(원미경)의 단호한 응징(이혼)이 주요 화제다."인터넷 들어가기가 무섭다" 고 말문을 연 강석우는 극중의 장진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안티 히어로(반 영웅)' 로서 인기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여성의 뭇매를 맞고 있는 장진구는 한국 사회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남성으로서,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386세대로서 보일 수 있는 허위의식의 총합체다.

아내에게 군주로 군림하지만 애인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남자의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돈으로 전임강사 자리를 얻어 강의를 하면서도 고졸 출신인 아내에게 '포스트 모더니즘' '지식인의 고뇌' 등의 표현을 써가며 기를 죽이는, 왜곡된 지식인상을 잘 보여준다.

1980년대를 회상하며 '진리의 양심' '행동하는 용기' 를 논하지만 속물적이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386세대의 초상도 우스개로 만든다.

"장진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의 모습이지요. 교수 친구 중에 '너무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가 개연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강석우의 말처럼 '아줌마' 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드라마다.

오삼숙이 장진구의 잘못된 권위와 행동, 외도에 대해 질타하고, 교수라는 직업에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일 때 시청자들 특히 여성은 대리만족을 얻으며 장진구에게 더욱 단호한 대응을 하라고 요구한다.

"전 집하고 방송사밖에 몰라요.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가정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텔레비전도 함께 보고 가족 여행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실제 성격과 전혀 다른 장진구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그는 애를 많이 쓰고 있다. 극중 상황과 유사한 친구나 인물을 떠올려 성격, 행동, 습관, 대사의 톤을 결정한다. 다음에는 장면마다 카메라 위치, 조명, 동선을 고려해 표정과 대사 연기를 한다.

"장진구에게 권위와 근엄의 옷을 입힐까, 코믹함과 가벼움으로 그릴까 고민했어요. 동료나 아내가 후자가 좋다고 해 그 방향으로 연기를 합니다. 연기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상상력을 동원해 그럴듯한 인물을 재창조하는 능력입니다. 상상력은 독서나 경험, 끊임없는 공부에서 나오지요."

그 동안 강석우의 연기가 어설프다는 일부의 평은 이 드라마를 계기로 불식됐고,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강석우는 멜로 드라마의 단골 주연이었다. 그의 외모는 여성에게 더 호소력이 있었다.그 때문인지 86년 여성팬을 울린 '겨울 나그네' 의 '민우' 는 세월이 흘러도 그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지고 있다.

연기 생활 23년째 접어든 강석우는 "그 시대에는 그 배우가 있었고, 그 작품에는 그 연기자가 있었다" 는 말에서 '그' 가 바로 자신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지금 '아줌마' 에는 강석우가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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