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권 여러 장을 꼬깃꼬깃 접어 벨트 밑 라이터 주머니에 비상금으로 넣고 다니는 샐러리맨이 많다.핸드폰으로 전화를 받다가 급하면 돈을 꺼내 메모를 하는 사람, 심지어 돈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 지폐를 찢거나 태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깨끗한 돈에는 돈이 안 붙는다'는 속설 때문에 새 돈을 받으면 일부러 침을 뱉거나 구긴 뒤 돈 주머니에 집어넣는 관습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이 돈을 험하게 사용하다 보니 미국 20달러 화폐의 평균 수명은 6년인데 비해 우리나라 1만원권의 평균 수명은 4년에 불과하다.
최저액권인 미국 1달러 화폐도 수명이 2년 이상이지만 우리나라 1,000원 권은 1년 6개월이 채 못된다. 이에 따라 한 해 동안 폐기되는 지폐도 5톤 트럭 170대분인 8억장에 달한다.
짧은 화폐 수명은 결국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 이철성(李哲成)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장은 "폐기되는 화폐를 대체하기 위한 정부 예산이 연간 500억원에 이른다"며 "지폐는 반드시 지갑에 넣어 사용하는 등 돈을 깨끗하게 사용하려는 인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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