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지난 11일 1년7개월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계기로 "삼성이 재계의 중심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이 회장의 대외활동은 지난해 7월 와병중이던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위로하기 위한 전경련 회장단의 승지원 회동과 9월 시드니 올림픽 참석(IOC 위원 자격) 이 고작이다.
그렇다고 이 회장의 삼성그룹내 공개 활동도 활발한 편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삼성 전자계열사 오사카 사장단 회의 주재, 올 1월2일의 삼성 신년하례회, 그리고 지난해 호암상 시상식과 올초 삼성상 시상식 참석 정도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14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은 그 쪽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이 회장은 설이 가까워 온데다 전경련 회장단이 지난해 7월 저녁식사에 자신을 초대, 쾌유를 빌어준데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응한 것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회장은 누차 '환갑이전에는 대외적 공식직함을 맡지않겠다'고 말해왔다"며 차기 전경련회장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삼성관계자는 "이 회장이 앞으로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젠가 한국 대표그룹의 오너로서 할 일은 하겠다는게 이 회장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장 전경련 회장 출마 등 급격한 대외활동 재개로 연결되기는 힘든다 해도 재계의 단합을 위한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조만간 이재용(李在鎔)씨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고, 이를 위해 이 회장이 삼성 경영에서는 약간 비켜서면서 재계내의 위상찾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회장은 내년이 환갑이고 33세의 이재용씨는 지난해 말 득남, 아버지가 됐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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