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작된 한빛은행 국정조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첫날부터 권력 실세들의 대출 외압 여부를 가리기 위해 증인들을 상대로 신랄한 추궁을 했다.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 외압사실을 캐는 데 주력했고, 여당 의원들은 단순 금융사기 사건임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생중계 및 정회소동
국정조사가 시작되자마자 방송 생중계 문제로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군사정권 때도 청문회는 생중계했다"며 박광태 특위위원장에게 생중계를 요구했고, 이원창 의원은 "생중계가 될 때까지 청문회를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생중계를 하라 마라 하는 것 자체가 언론에 개입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간 설전이 계속되자 박광태 위원장은 일단 국정조사를 진행하되 방송사에 생중계를 요청 하겠다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질문시간 문제로도 정회소동이 빚어졌다.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질문시간(15분)을 모두 소요하고 동료의원의 시간(5분)까지 빌린 뒤 다시 10분 더 추가 질문을 하려하자 박광태 위원장이 제동을 걸었다.
박 위원장이 5분만 추가하기로 간사 간에 의했다며 질문 순서를 민주당 함승희 의원에게 넘기자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퇴장, 낮 12시50분께 정회가 선포됐다.
▲증언 논란
아크월드에 460억원을 불법대출한 한빛은행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씨의 진술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민주당 함승희 의원이 "탐욕 때문에 불법대출을 해줬으면서 왜 남을 끌고 들어가느냐"고 묻자, 신창섭 증인은 "탐욕 때문이 아니라 조직(한빛은행)이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함 의원이 "매일 같이 카바레를 출입하고, 주말마다 골프를 치러 갔다는 데 사실이냐"고 추궁하자, 신 증인은 "내가 무슨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그러느냐. 한 달에 세 번 정도 골프를 쳤을 뿐"이라고 강력 반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에스이테크 부사장인 권 증 증인이 수감 중인 신 증인과 최근 3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증언하자 논란이 재연됐다.
신 증인이 이를 강력 부인하자 함 의원은 권 증인에게 이를 재확인한 뒤 "어떻게 교도소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느냐. 이런 '오염된 증인'을 놓고 청문회를 하느냐"고 위원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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