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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목표 걸창하면 십중팔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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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목표 걸창하면 십중팔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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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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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영어공부 "새해 결심 이렇게"새해가 되면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운다. '담배를 끊겠다' '영어를 정복하겠다' '주말마다 등산을 하겠다' 등등. 하지만 아무리 굳은 결심도 한 달만 지나면 이미 포기했거나 결심이 흐려진다. 대표적인 새해 계획인 금연과 영어공부에 대해 '도사' 두 사람이 만나 실패하지 않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정찬용(鄭讚容)

1.가볍게 시작하라

2. 매일 접하라

3. 외국인과 만나는 환경을 만들어라

4. 많은 독서량이 영어 실력을 좌우한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80년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에 입사했다가 85년 독일에 유학, 93년 독일 하노버대학에서 조경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2000년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했다. 99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를 출간, 1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현재 한양대 조경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김철환(金哲煥)

1. 끊을 날짜를 정하고 그 날까지 절반이하로 담배를 줄인다

2. 주변 사람에게 금연 사실을 알린다

3. 음주 과식은 삼가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4. 식후 흡연습관이 있으면 식후 바로 산책을 하거나 양치질을 한다

1960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났다. 85년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인제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을 맡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의 창립멤버이며 현재 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인의 평생건강관리(1996년)' '아픈 것도 서러운데(2000년)' 등이 있다.

_새해가 되면 영어공부이나 금연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정찬용= 아무래도 그렇죠.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www.ksenglish.com)를 운영하는데 방학인 12월말부터 문의가 늘어나 올해 초에는 평소보다 3배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

▦김철환= 금연상담은 연초에 평소보다 10배 이상 늘어납니다. 정 선생님은 혹시 담배 피우시나요?

▦정찬용= 아니오. 대학 2학년때부터 피우다가 2년 전에 끊었습니다. 일년에 20번 해외출장을 다녔는데 비행기 안이 금연이라 답답했지만 하루만 안피워도 몸이 아주 좋아지더라구요.

그래서 끊어 버렸죠. 하루 7~8개비 피웠기 때문에 금단현상이 거의 없어서 독하게 마음먹고 안 피웠어요.

▦김철환= 오늘 폐암환자 1명과 만성폐질환자 2명을 진단했는데 세 분 모두 원인이 담배였습니다.

2000년 사망률 통계를 보면 남성은 폐암이 1위고 위암 간암이 2, 3위 였습니다. 여성은 위암이 1위, 폐암이 2위였고요. 담배에는 43종의 발암물질이 있어 폐암뿐 아니라 식도암 후두암 간암 방광암도 일으킵니다.

일산화탄소 측정기로 측정해 보면 비흡연자가 한번 숨을 내쉬었을 때 일산화탄소가 3~4ppm정도 들어 있는 반면 흡연자는 평균 15ppm, 심하면 60ppm인 경우도 있는데 이 정도면 약한 연탄가스 중독상태입니다.

피에 일산화탄소가 많으면 혈액순환을 위해 적혈구가 과도하게 많아지고 이렇게 되면 철분도 많아지는데 과도한 철분이 암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이 유력한 학설입니다.

▦정찬용= 흡연자들 중에는 '인명은 재천'이라며 담배와 수명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김철환= 그런걸 헬씨 워커스 이펙트(Healthy Worker's Effect)라고 하는데 대단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예전에 원진레이온 공장 노동자의 건강검진을 했더니 모두가 건강해서 '작업환경이 유해하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가 나중에 큰 실수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검진이 있기 전 이미 많은 노동자들이 병에 걸려 퇴사했고 남은 사람들은 그 환경에서도 건강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것이었거든요.

80세 넘은 분이 담배를 많이 피는데도 건강하다면 담배로 인해 사망한 많은 분들 중에서 살아남은 분으로 이해해야지 담배와 수명은 무관하다는 증거로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_금연과 영어공부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나요.

▦김철환= 우선 실패 확률이 높은 걸 말씀드립니다. 혼자 결심해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이고 저 같은 금연전문가와 상담을 해도 성공률은 40%밖에 안됩니다.

그만큼 담배의 중독성이 높은 거죠. 마약인 마리화나나 코카인보다 중독성이 높습니다.

▦정찬용= 흔히 금단증세 때문에 금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김철환= 니코틴 패치를 6~8주간 붙이고 운동 등으로 금연스트레스를 풀어야 합니다. 무리한 일은 피하고 녹차, 무설탕 사탕, 오이, 홍당무 등을 곁에 두고 먹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왜 내가 금연했는가를 잊지 말고 금연에 성공한 나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정찬용= 저도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크게 잡지 말라고 합니다. '올해 안에 영어를 정복하겠다'고 생각하면 십중팔구 실패합니다.

'오늘부터 출퇴근할 때 테이프 하나 듣겠다' 는 식으로 쉽고 지키기 쉬운 목표를 정합니다. 그렇게 두어달 듣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영어가 들리는 시기가 옵니다.

그런 다음 2단계에서 발음을 따라합니다. 발음을 녹음하면서 그대로 흉내내 봅니다. 영어는 입 안에서 나오니까 젓가락이나 볼펜을 입에 물고 연습하는 것도 좋죠. 3단계에서는 한국말로 영어를 이해하는 습관을 버리기 위해 영영사전을 읽습니다.

4단계에서 네이티브스피커와 접촉을 시도하고 5단계에서는 영어신문, 방송을 봅니다. 4단계가 어렵다면 5단계를 먼저 해도 됩니다.

▦김철환= 이거 창피한 일인데,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20년 가까이 영어를 공부했는데 그때까지 영어회화를 잘 못했어요.

우리 병원이 시내에 있어 외국인들도 자주 오는데 참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동료 의사들 4명이 외국인을 초빙해서 1주일에 2시간씩 교재없이 토론이나 잡담을 했습니다. 3개월쯤 지나니까 영어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정찬용= 바로 그겁니다. 아이들이 말 배울 때 글자나 문법 먼저 배웠습니까. 아니잖아요.

엄마한테 말을 듣고 말하기부터 배우는데 우리 외국어 교육은 온통 거꾸로 돼 있어요.

저는 85년 독일 유학을 갔는데 독일문화원도 3년간 다니고 해서 별 걱정 안 했습니다. 그런데 독일 공항에서 "지하철 어디서 타느냐"는 그 간단한 독일어가 안 통하는 거예요.

도르트문트대학에 입학해 첫 수업에서 소개를 하는데 다른 학생들이 내 말을 들으면서 배꼽을 잡더라구요. 선생님이 "네 독일어는 굉장히 낡았고 꼭 논문쓰듯이 말한다"며 '나는 개를 키워'가 아니라 '본인은 견공을 사육한다'고 말한다는 거지요.

엄청나게 충격받았어요. 몇 달을 고생하다 귀가 뚫린 계기가 있습니다. 스모그 경보 때문에 2주일간 기숙사에서만 생활한 적이 있는데 방송에서 30분마다 한 번씩 스모그에 관한 방송을 하는 거예요.

거의 똑 같은 내용을 하도 여러 번 듣다 보니 어느날 그 말이 '통으로' 이해되더라구요. 또 하나, 독일에는 축구경기를 하루 종일 중계해주는데 축구경기란 게 나오는 말이 거의 비슷하잖아요.

매일 그걸 틀어놓고 책을 읽고 밥도 먹고 그랬지요. 몇 달 그러니까 갑자기 우리말 방송을 듣는 것처럼 딴 짓을 하고 있어도 독일말이 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반복 청취를 강조하는 겁니다.

▦김철환= 정 선생님의 우리 영어교육 문제점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자연과학자라 그런지 정 선생님의 방법론이 누구에게나 효과있는지 통계적으로는 의심스러워요. 책에서 누구나 다 된다고 하시잖아요.

▦정찬용= 어떤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나 되지, 사기치지 마라'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시간의 차가 있어서 그렇지 누구나 다 됩니다. 문법과 독해 등을 우선 공부하는 기존 방법은 돈내고 학원가야지 따로 시간내야지 일반인이 해내기가 더 어렵습니다.

지난 여름 중3학생 40명에게 한달간 제 방식으로 영어교육을 시켜봤는데 한달 후 토익점수가 평균 89점, 최고 120점 오른 아이도 있었습니다. 수업의 4분의 3을 불참한 한 학생만 5점이 떨어졌지요.

_이맘때쯤이면 금연과 영어공부에 실패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정찬용= 단기간에 이루겠다는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모국어 수준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국어가 되려면 어휘외에도 문화, 생활 등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갖춰야만 하지요. 5단계를 다 마친다고 해도 이제 막 출발점에 서는 겁니다. 그러니 영어가 안 는다고 초조해 하지말고 즐기면서 꾸준히 하는 법 밖에는 없습니다.

▦김철환=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데는 변화 무인식_필요성 인식_준비_행동_유지 등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우리 이야기를 읽고 바로 행동해 그 행동이 유지되기까지를 바랄 수는 없는 거고 이걸 계기로 변화를 생각하고 준비만이라도 했으면 대단한 것입니다.

동양사회는 몸보다 정신을 높이 생각해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이건 대단히 잘못 생각하는 겁니다. 건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자기 몸을 잘 단련하는 것을 의무라고 여겨야 합니다. 그래서 부디 모두 건강한 한 해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노향란기자

ranhr@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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