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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민주주의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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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민주주의 정당

입력
200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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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정당의 역사는 기구하다. 정당이 무슨 구멍가게도 아닐 터인데 수 없이 생겼다 사라졌다. 수명도 짧다. 덩치가 큰 정당이라도 수명은 기껏해야 한두 정권 기간 이내이다. 지금의 민주ㆍ자민련과 한나라당이 언제 수명을 다할지 아무도 모른다.■정당의 생성과 소멸의 특징을 보면 우리의 정당이 얼마나 비민주적인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선, 정당이 아래로부터 위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어거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역대 정권은 모두 정치적 기반을 위해 정당을 만들었다.

그런 연유로 정권이 소멸하면 정당도 동반 소멸하거나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 박정희 정권의 공화당,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 노태우 정권의 민자당, YS 정권의 신한국당, DJ 정권의 새천년 민주당이 그런 예다.

■다음으로 특정인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정당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오너십이 보장된 정당이다.

이 경우 지역기반이 최우선적 조건이다. DJ가 만든 평화민주당과 국민회의, DJ와 YS가 연합해 만든 신한민주당과 통일민주당, JP가 만든 공화당과 자민련이 그런 예다. 따라서 애당초 민주적 방식의 정당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희한한 것은 이런 정당일수록 당의 간판에는 꼭 민주라는 말을 집어 넣는다는 것이다. 앞뒤 적당한 곳에 민주라는 말을 넣고, 약칭할 때 민주당으로 불러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새천년민주(민주)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민주자유(민자) 민주정의(민정) 통합민주(민주) 평화민주(평민) 통일민주(민주) 신민주공화(공화) 민주한국(민한) 신한민주(신민) 민주공화(공화) 등 무수하다. 민주의 원조는 4대 국회 때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일 것이다.

원조 민주당은 정권이나 오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비민주적인 정당, 이런 정당의 행태가 여태 다반사가 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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