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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2년만에 모습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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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2년만에 모습드러내

입력
200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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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급수배를 하고 있는 국제 테러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43)이 미 정보기관을 비웃듯 최근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고 유유히 사라졌다.아랍에미리트의 위성방송 알-자제라는 10일 뉴스에서 결혼식 장면을 방영하면서 "9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아들 모하메드 빈 라덴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공개석상에서 2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빈 라덴은 신장과 간장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지난해 보도와 달리 시종 밝은 표정으로 건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억만장자 아들의 결혼에는 어울리지 않게 초라하게 치러진 예식에서 빈 라덴은 투쟁적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아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평범한 아버지로서 행동했다. 복면을 한 경호원이 따라다녔지만 무기를 지니지 않았고 빈 라덴은 미국에 쏟아붓던 협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부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결혼식장면은 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됐는데, 비디오 테이프는 1분당 3,000달러, 사진은 한장 당 300달러씩에 팔렸다.

사돈을 맺은 알 마스리는 빈 라덴의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조직 인 '알 캐다'의 주요 멤버로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과 함께 소련군에 대항해서 싸우면서 알게 됐으며 신랑과 신부도 그 과정에서 만났다.

빈 라덴은 3명의 아내와 13명의 자녀가 있으며 이번에 결혼한 모하메드는 아버지가 가는 곳은 어디든 동행하는 최측근이다.

결혼식에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민병조직인 이집트의 '지하드(성전)' 지도자 아이만 엘-자와히리가 하객으로 참석, 긴밀한 관계를 확인해 주었다. 그는 1998년 224명의 목숨을 앗아간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 대사관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빈 라덴, 알 마스리와 함께 미국이 기소한 인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과격파인 탈레반 정부는 빈 라덴을 넘겨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그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또 손님을 적에게 넘겨주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전통에 어긋난다"며 거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 예멘에서 발생한 미 구축함 콜호 폭파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미국 국방부 조사위원회는 "앞으로 훈련 및 정보수집 활동 강화로 테러 대응 체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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