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 기록향상의 촉매역할을 해온 남자 페이스메이커가 없어질 전망이다.세계육상경기연맹이 여자마라톤 최고기록은 남자선수의 출발시간보다 15분 먼저 출발할 때만 인정한다는 새 규정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확정지을 방침으로 있어 여자마라톤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여자마라토너들이 기록향상을 위해 남자마라토너를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하던 관행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여자마라톤 기록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자마라톤 기록이 남자 페이스메이커의 활약으로 논란이 된 적은 한 두번이 아니다. 텔가 로루페(케냐)가 1999년 세계기록을 수립할 당시 남자 페이스메이커가 끝까지 로루페의 페이스를 조절해주었고 지난해 로테르담 여자마라톤서도 스페인의 아나 이사벨 알론조도 남자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한국에서도 오미자(익산시청)가 시드니올림픽 선발전을 겸한 지난해 4월 군산-전주대회서 남자 페이스메이커의 페이스 조절에 힘입어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끄는 페이스 메이커는 1950년대부터 기록 향상을 위해 중거리에서 처음 시도돼 장거리로 확산됐으며 세계육련 규정은 조력행위에 대한 금지만 있을 뿐 페이스메이커에 대한 특별한 조항을 갖고 있지 않다.
새 규정은 최근 여자마라톤 강국으로 떠오른 일본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새 규정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만만치 않아 큰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텔가 로루페는 "이 규정은 여자마라톤을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장거리 경주에서 페이스 메이커 없이 세계기록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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