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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10년 불황터널'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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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10년 불황터널'로 U턴?

입력
200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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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여 '10년 불황'의 긴 터널을 거의 빠져 나올 듯하던 일본 경제에 노란불이 켜졌다.내각부가 10일 발표한 지난해 11월의 경기동향지수(속보)에서 경기 현황을 보여주는 일치지수는 42.9%에 머물렀다.

일치지수가 경기 판단의 분기점인 50%를 밑돈 것은 지난해 이후의 경기회복 국면에서 처음인 것은 물론 1999년 4월 이래 19개월만의 일이다. 5~6개월 이후의 경기 전망을 보여 주는 선행지수는 57.1%로 50%를 웃돌았으나 22일 발표될 개정치는 50%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각부는 밝혔다.

정부 당국은 경기동향지수를 구성하는 경제지표의 비교 기준인 8월의 수준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뿐 경기 개선의 방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 분석가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산와(三和) 종합연구소의 시마나카 유지(嶋中雄二) 투자조사부장은 "경기가 후퇴 국면에 접어 들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기업심리의 악화로 생산 실적이 예상을 밑돌 가능성은 커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크게 자극하고 있는 것은 주가의 급격한 하락이다.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지난해 4월 2만엔을 넘은 이후 뚜렷한 하락세로 반전했다.

특히 지난 연말 하락 속도가 빨라져 1만3,000엔대로 추락했으며 새해 들어서도 회복 기미가 없다. 11일 주가는 1만3,201.07엔으로 2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개월만에 35%에 이른 주가 하락은 자산 디플레이션을 불러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한편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을 막아 기업의 투자 의욕마저 떨어 뜨리고 있다.

보유 주식의 평가손에 따라 금융 불안이 재연할 가능성까지도 점쳐진다. 주가 하락이 미국의 주가 하락에 연동돼 있어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서 일본 당국은 발만 구르고 있다.

지난 연말에 시작된 엔화 가치 하락 흐름도 불안하다. 엔화는 최근 한달 사이에 달러당 5엔이 떨어져 달러당 116~117엔대를 맴돌고 있다.

11일 오전에 열린 내각부 경제재정자문회의는 "과도한 엔고가 적절하게 시정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엔저는 수출기업에 득이 된다는 고정 관념에서 나온 진단이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엔저 흐름의 바닥에 깔린 일본 경제 불신을 간과한 안이한 진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엔저가 수출기업의 주가를 끌어 올리리라는 고정 관념과는 정반대로 엔저가 주가 하락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는 엔저로 보유 주식의 달러 환산 가치가 줄어 들자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팔자'로 달리고 있다.

1997년 이래 물가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현상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의 물가 하락은 수요 위축에 따른 '나쁜 디플레이션'과 기술 혁신과 유통 합리화에 따른 '좋은 디플레이션'의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다. 지금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라서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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