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고 한 폭 수채화 같은 풍광에 묻혀 휴양을 즐기고 싶다면? 스리랑카 서남쪽 인도양 가운데 적도를 가로 질러 점점이 흩뿌려진 섬나라 몰디브는 이 같은 욕구를 채워주기에 제격이다. 물론 한 겨울 추위를 피하기에도 더 없이 좋다.무인도를 포함, 총 1,190개의 섬으로 이뤄진 몰디브에는 섬 전체가 리조트인 휴양섬이 82개나 된다.
어느 곳 하나 산호빛 바다로 둘러싸이지 않은 섬이 없지만 이 가운데서도 클럽메드 빌리지인 카니 피놀루섬의 풍광은 그야말로 열대섬의 낭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카니는 기존 리조트를 클럽메드가 인수해 새로 단장한 뒤 지난해 11월 11일 개장한 휴양섬. 연중 25~30도를 유지하며 적도 지역이라 파도마저 잠잠하다.
지난해 12월 최진실과 조성민이 이 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일반에게 더 알려진 곳이다.
하늘을 담아낸듯 잉크빛(크리스탈 블루)을 머금은 투명한 바다와 은빛 산호 모래가 에워싼 야자수 섬. 갖가지 빛깔의 열대어가 유영하는 해변의 자연수족관.
모래 밭 한 가운데에서 한적하게 선탠을 즐기는 남녀. 사진 작품집에서나 접했을 법한 환상적인 풍경들이다.
평온함과 여유가 절로 생긴다. 야자수가 드리운 그늘에 누워 책을 펼치거나 빽빽하게 드리워진 야자수 사이로 섬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좀 따분하다 싶으면 해변에서 바다쪽으로 200~300m까지 뻗은 수심 1m 이내의 바다에 나가 열대어와 뒤섞여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윈드서핑 요트 카누를 이용해 쪽빛 바다까지 나가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섬 풍경에 빠져 볼 만하다. 또 GO(Gentle Organizer)라 불리는 클럽지기가 이끄는 게임이나 밤에 마련되는 댄스파티 등 이벤트에 참가해 각국 여행객들과 어울려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휴양지에서 흔히 할 수 있는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없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모터 소리가 없어 오히려 자연에 흠뻑 젖는 맛이 있다.
카니는 길이 750m, 폭 80여m의 직사각형 형태의 섬으로 한바퀴 도는 데 넉넉잡아 30~40분이면 족하다. 해변을 따라 방갈로가 섬을 빙 두르고 있고 야자수 숲 안에는 테니스장, 축구장, 배드민턴장 등 스포츠 시설과 식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투명 유리 위에 세워진 듯한 23채 46객실의 수상 방갈로는 굳이 모래 사장까지 나가지 않고도 일광욕을 할 수 있도록 발코니가 딸려 있다.
4~5계단만 내려가면 산호 모래가 훤히 비치고 새끼 상어들과도 만날 수 있는 수심 50~60cm의 자연 수영장이다.
해변 방갈로보다 1박에 4만 8,000~6만 3,000원 가량이 비싸다. 최진실과 조성민이 묵었던 곳도 수상 방갈로. 가족 동반 여행객이나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있다.
방갈로에서는 커튼만 제치면 인도양의 아름다운 일출 일몰이 눈 앞에 펼쳐진다. 몰디브의 공항섬에 들어오는 항공편이 밤 10시께 도착해 카니까지 1시간 20여분의 뱃길이다.
오고 가는 동안 섬 풍경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 때문에 카니에서 맞는 첫 아침은 더욱 환상적이다.
한국인 GO도 4명이나 돼 언어 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으며 김치 등 한국 음식도 항상 준비돼 있다.
수상 비행기나 모터 보트를 이용해 근처 산호섬을 둘러보고 스노클링, 스킨 스쿠버를 즐기는 미니 관광이나 바다 낚시도 할 수 있으나 1인 26만~50만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10만원 정도면 원주민들이 사는 섬을 방문해 그들의 실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주말에 결혼한 한국인 신혼 부부들이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에 5~10쌍 정도씩 찾는다. 동남아 휴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객꾼이 전혀 없어 기분 상할 일도 없다.
물고기·조개류 허가없이 잡으면 1마리당 100달러 벌금
◇ 몰디브 카니 여행법
서울에서 몰디브 수도 말레까지는 직항편이 없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이나 콸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 항공과 말레이시아 항공으로 갈아타고 4시간 10분~4시간 20분 정도 가야 한다.
서울~싱가포르 6시간 15분을 포함,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6시간의 자유시간이 있어 지루한 느낌은 덜하다.
공항섬이 있는 말레에서 카니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 배로 이동한다. 말레는 서울보다 4시간이 느리지만 카니는 시차가 3시간이다.
회교국가인 몰디브에서 내국인은 술을 마실 수 없다. 휴양지가 아닌 곳에서는 쉽게 술을 구할 수도 없다. 수도 말레의 레스토랑에서도 알코올이 없는 음료수만 판매한다.
외국인이 허가없이 수산물을 채취, 포획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바다에서 물고기나 조개류를 잡다가 적발되면 1마리당 100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4박 5일은 짧고 5박 6일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휴양을 할 수 있다. 출발 날짜에 따라 요금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4박 5일은 153만~160만원, 5박 6일은 159만~181만원 정도. 맥주와 와인을 무료로 곁들일 수 있는 세끼 식사가 제공되며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윈드서핑도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언제라도 즐길 수 있다. 클럽메드 (02) 3452-0123
이진동기자
ja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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