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철학 자체에 대한, 혹은 문학이 문학 자체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그것은 위기의 징후임과 동시에 그 위기의 뿌리를 더듬는 뼈아픈 자기 모색의 산물이다.그렇게 본다면, 대학에 몸담은 사람들이 대학 자체에 대한 질문을 이제서야 던진다는 것은 너무 늦은 시도일 지 모른다. 그만큼 대학의 위기는 몇 년새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전환의 시대 대학은 무엇인가'(한길사 발행)는 우리나라 대학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지역의 여러 대학을 사회ㆍ역사적 맥락에서 조망하며 대학교육제도와 이념을 검토하고 있다.
학문적 관점에서 세계의 대학을 다룬 국내 첫 저술로, 정체성의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자는 의도다.
1998년 결성된 대학사연구회가 2년 동안 연구하고 토론한 성과물로 백영서 연세대 교수, 신해순 성균관대 교수 등 16명의 교수가 집필했다.
대학 역시 우리 사회 전체의 반영이라고 보는 저자들은 대학 이념의 부재로 초래된 대학의 위기는 곧 우리 사회 이념의 부재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한다.
"풍요한 파토스(정열)와 상상력에 힘입어 바람직한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위하여 나 자신의 말을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길러내는 일, 그 일이야말로 대학 최대의 프로젝트"라는 결론이다.
백영서 교수등 지음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