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10일 오후 2시 긴급의총을 소집, 민주당에서 입당한 장재식 의원의 날인을 받은 교섭단체 등록서류를 만장일치로 채택, 30분만에 국회사무처에 제출했다.서류는 맨 위에 있던 강창희(姜昌熙) 의원의 이름을 지웠고 맨 아래에 장 의원의 날인을 추가했다.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은 "장 의원이 고맙게도 입당, 교섭단체의 숙원을 완수했다"며 "국민께는 죄송하지만 1996년에 이어 1997년에도 우리 당 의원을 3명씩 빼내 간 야당은 이러쿵저러 쿵 얘기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창희 의원에게 동조하며 반발했던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맹종하는 것은 아니나 당이 처한 현실을 인정한다"며 동의했다.
한빛국조특위 활동 때문에 불참한 이완구(李完九) 의원도 "지도부에 일임한다"고 밝히는 등 세 의원의 입당 때 반발했던 소장파도 사실상 입당을 환영했다. 한편 조희욱(曺喜旭) 의원은 "이러다가 합당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김 대행은 이를 부인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장재식 일문일답
장재식(張在植) 의원은 10일 "민주당의 운명공동체인 자민련과 손을 잡고 정치를 안정시켜 나라 경제와 국민을 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자신의 자민련 입당을 설명했다.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함께 이날 일본에 도착한 장의원은 숙소인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_자민련 입당 이유는.
"야당의 수의 횡포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리 정치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민주당과 운명공동체인 자민련이 국회에서 제 기능을 해야 어려운 나라 경제가 제대로 풀리고 국민을 불행으로부터 건질 수 있다.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다."
_등을 떠밀린 결과인가.
"당(민주당) 지도부와 충분히 상의했고 자민련과도 협의했다. 나는 누구한테 등을 떠밀릴 사람이 아니다. 민주당의 중진으로 나름대로 실력도 있고 입각 가능성도 있는 3선의원이 누구에게 등을 떠밀리겠느냐."
_국민의 눈길을 생각해 보았나.
"일본에 도착해 벌써 격려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정치를 구하고 나라 경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다."
_야당이 수의 횡포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수의 논리를 위한 당적 변경 아니냐.
"수의 논리는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결위원장을 하면서 도저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꼴을 봐 왔다."
장 의원은 전남 출신으로 국세청 차장과 주택은행장을 지낸 경제통으로 3선 중진.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을. 14대 때 당시 민주당 전국구로 정계에 입문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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