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리스트 빠진 舊與 92명 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리스트 빠진 舊與 92명 왜?

입력
2001.01.11 00:00
0 0

① 제3 루트 이용② 괘씸죄 걸려

③ 돈세탁 가능성

'안기부 총선자금 리스트'에 당시 신한국당의 지역구 출마자 이름이 상당수 빠져있는 것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갖가지 해석이 나돌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안기부 리스트에 따르면 신한국당 지역구 후보 253명 중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은 92명.

이 가운데에는 당 대표를 지냈던 김윤환 후보, 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김덕룡 후보, 민정계 중진이었던 이한동 후보, 민주계 핵심이었던 최형우 홍인길 서석재 후보, TK 중진 강재섭 후보, 목요상 후보 등이 포함돼 있다.

우선 거물급 중진이나 민주계 인사가 명단에 빠진 것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이뤄진 안기부 자금 지원과는 별도로 돈을 주었거나, 아니면 기업체 등 '제3의 루트'를 통해 '실탄'을 지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신한국당 총선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당시 민주계 핵심 인사들의 경우 여러 기업체에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 후보의 한 측근도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핵심 실세였는데, 굳이 당에서 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으로 당시 안기부 자금 배분권을 쥐고있던 당내 실세들과 후보들의 친소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목요상 후보는 "왜 못 받았는지는 돈을 나눠준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면서도 "3당 합당을 밀실야합 등으로 격렬하게 비난하는 바람에 상도동과 멀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괘씸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진재 부총재측도 "미운 털 박힌 민정계 출신이라 당 지도부가 공천마저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역기반이 튼튼해 어쩔 수 없이 공천을 받았는데, 무슨 돈을 주려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안기부 자금을 받자마자 모종의 루트를 통해 전액 현금화하거나, 인맥 등을 통해 수 차례 자금을 이동시킨 가ㆍ차명 계좌에 숨겨두는 등 치밀하게 돈세탁을 하는 바람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수년 전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대로 검찰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아래 일부러 일부 의원들을 선별, 누락시켰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김윤환 후보 등 당을 나간 후 여권과 가깝게 지내온 후보와 'DJ 저격수' 정형근 후보 등의 이름이 빠진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명단에서 누락된 김무성 주진우 후보 등은 당에서 자금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재력기반이 탄탄했던 후보들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