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정보통신부의 '복안'이 윤곽을 드러냈다.미 퀄컴의 지분 참여를 고리로 LG와 하나로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장비제조 업체, 해외 통신서비스 사업자까지 아우르는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것. 그러나 정통부가 장고 끝에 내놓은 이 안이 현실화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랜드 컨소시엄' 왜 나왔나
현재 동기식 사업자 후보는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 컨소시엄 1곳 뿐. 정통부는 점수 미달로 탈락한 한국IMT-2000에 다시 사업권을 주기도 어렵거니와 이번에도 동기 사업자를 내지 못할 경우 완전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퀄컴 카드'를 활용, 이 컨소시엄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퀄컴도 국내 동기 산업이 무너질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는 만큼 이 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통부는 특히 퀄컴을 통해 일본 동기식 사업자 KDDI나 미국 동기식 사업자 버라이존의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LG도 IMT-2000 사업권을 완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돼 '동기식 불가' 고집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정통부는 기대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 있나
이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숱한 난제를 넘어야 한다. 당장 LG는 "동기식 불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전자도 "우리는 장비업체로 서비스 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전자도 회사 사정상 투자를 고려할 처지가 아니다.
퀄컴의 태도도 불투명하다. 김성우 한국퀄컴 지사장은 10일 "아무 업체나 손잡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또 "정통부에 전달한 포괄적 지원 의사는 국내에서 준비가 되면 미국 본사에 다리놓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해 본사의 확정적 답변을 얻은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LG의 노림수는
LG는 어떤 경우든 이번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을 보인다.
LG는 3월로 예정된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서 사업자를 내지 못할 경우 정통부가 '동기- 비동기 병행 발전'이라는 정책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을 노리고 있다.
즉 남은 20㎒ 주파수의 기술표준을 특정하지 않도록 해 비동기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자 선정 때 근소한 점수차로 떨어진 만큼 경쟁 사업자가 나타나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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