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국가산업단지(여천산단)는 조성 30년 동안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화려한 공로 뒤편에 각종 환경안전사고로 인한 대형화약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정부는 여천산단에서 매년 3조~4조원의 국세를 걷어가면서도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수립과 지역민의 환경권 보장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다가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여천산단 환경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야 부랴부랴 일부 주변마을의 이주를 결정하는 등 책임을 회피해 왔다.
그런데도 정부와 전남도는 또다시 지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독가스 공장인 TDIㆍMDI 공장을 외자유치사업이라는 허울좋은 이유로 입주시키기로 했다.
이는 여천산단으로 인해 고통받아온 여수시민뿐 아니라 광양만인근의 80만 지역민의 의사를 묻지않은 개발독재식 낡은 관행의 연장으로 우리는 여천산단의 환경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또다른 화학공장입주를 반대한다. 위험한 독가스 공장은 더 더욱 원치 않는다.
이번 독일 바스프사의 TDIㆍMDI 공장은 작년 3월 대통령의 독일방문기간에 공장유치를 확정하였고 그 동안의 실무적 준비를 거쳐 입주예정지역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지역민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외면한 채 정부와 자치단체장간의 독단에 의해 결정됐다.
대다수 지역민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되었다. 외자유치라는 대통령의 공적사업이 주민반대로 추진이 어려워질 경우 국가신인도를 우려한 고육지책이라는 핑계를 댄다면 우리는 더 더욱 용납하기가 어렵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외자유치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내의 TDI 생산량은 국내수요를 충당하고 남아서 외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바스프사의 TDI 공장은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수출용 공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데 여수시민이 다국적 기업의 배불리기를 위해 희생양이 되라는 말인가.
여수시민은 여천산단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사용했다는 포스겐이라는 독가스를 제조하여 원료로 사용하는 TDIㆍMDI 공장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박계성 여수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