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군정시절(1973-1990) 실종된 반체제 인사들중 520여명이 고문 끝에 살해돼 바다에 수장되거나 안데스 산악지역에 유기되고 일부는 화장됐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8일 공개됐다.칠레의 유력지 라 테스트라 데 산티아고는 이날 군부와 가톨릭 교회 및 인권단체들과 공동으로 6개월간의 조사끝에 작성, 지난 주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에게 제출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라고스 대통령은 전날 밤 TV를 통한 발표에서 "군부와 인권단체들이 작성한 군정 실종자 180명의 행방에 관한 보고서가 접수됐다"며 "보고서의 내용이 너무 잔인해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 언급된 180명 중 130명은 칠레 전역의호수와 강 또는 바다에 수장됐고 나머지는 험준한 산악지역 함부로 버려져 산짐승들의 먹이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도 600여건의 실종사건이 미완으로 남아있듯이 우리는 많은 시신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는 군정이 저지른 만행에 '진정한 공분'을 느끼며, 나머지 사건 해결을 위해 군부의 '결단과 용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르세라는 군부가 제출한 실종자 보고서에는 라고스 대통령이 발표한 180명 외에 고문 끝에 사망한 뒤 화장된 정치범 182명과 암매장된 160명이 더 들어있다고 밝혀 보고서를 통해 파악된 실종자 수는 522명에 이르렀다.
행방이 확인된 실종자들은 대부분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군사 쿠데타에 반대한 반체제 인사들로서 쿠데타 직후인 지난 1973년 9월과 74년 3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납치ㆍ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80명은 성과 이름이 확인됐으나 군부가 사체를 유기했다는 장소에서 수습된 유해는 45구에 불과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수장된 희생자중 27명은 여러 대의 헬리콥터에 태워져 수도 산티아고 남서쪽 110㎞ 지점의 산 안토니오 인근 바다에, 나머지는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각각 500㎞와 190㎞쯤 떨어진 비오비오강과 톨텐강 등에 투하됐다고 폭로했다.
인권 단체들은 군정시절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만들었던 '죽음의 특공대' 등 군경 정보기관에 납치돼 희생된 반체제인사는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의 행방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산티아고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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