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을 주선하고 지원하는 대형 법률회사(로펌ㆍlaw firm)와 회계법인들 사이에서도 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국내 3대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과 송무(訟務) 분야의 선두로 손꼽히는 열린합동법률사무소가 8일 '법무법인 세종'으로 합병하기로 한데 이어 2~3개 다른 대형 로펌들도 합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과 열린합동은 이번 합병으로 100여명의 변호사(외국변호사 20명 포함)를 거느리게 돼 국내 최대 로펌 '김&장'에 이어 국내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통합 법인의 공동대표인 신영무 변호사는 "세종은 기업법무, 국제거래, 금융ㆍ증권, 지적재산권 등 자문업무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열린합동은 재조 경력이 오래된 노련한 변호사들이 많아 소송분야에 강하다"며 "이번 결합으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펌간 M&A 바람은 국내 법률시장이 개인 소송에서 M&A, 통상 마찰 등 기업법무 위주의 종합 법률서비스 제공으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법률시장 개방을 눈앞에 두고 있어 대형화 전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진출을 준비중인 영국의 '클리포드 챈스'의 경우 변호사만도 3,200여명에 달하며 무역분쟁 등 기업법무에 막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M&A와 전략적 제휴 바람은 회계법인들도 마찬가지다. 대형 회계법인들이 22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우 계열사 분식회계를 눈감아준 혐의로 지난해 금감원의 대대적 징계를 받으면서 자의반 타의반 구조개편의 회오리에 휩싸이게 됐다. 회계법인 '산동'이 문을 닫았고 안건ㆍ안진 회계법인은 소속 회계사들의 이탈로 앞날이 불투명한 처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업계 6위인 삼정회계법인이 세계적 회계ㆍ경영 자문업체인 미국 'KPMG인터내셔널'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을 신호탄으로, 상대적으로 건재한 회계법인들이 중심이 된 구조개편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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