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한 지붕-두 사위' 체제에서 '두 지붕-두 사위' 체제로 바뀌는 것일까.9일 동양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동양이라는 우산아래 계열사를 분리, 경영하던 현재현 회장과 담철곤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상호 보유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
동양메이저(구 동양시멘트)와 동양그룹 금융계열사를 맡고 있는 현 회장은 동양제과 주식을 담 부회장에게 넘기고, 담 부회장 역시 보유중인 동양메이저 지분(3.93%)을 현 회장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동양메이저에 대한 현 회장과 이혜경씨 부부의 지분율은 12.5%에서 15.43%로, 높아졌고 담 부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동양제과 사장도 동양제과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상징적 의미가 더욱 큰 지분 정리
동양그룹은 물론 주거래은행인 한빛은행과 증권업계에서는 현 회장과 담 부회장의 지분정리에 대해 "상징인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양그룹은 "회장과 부회장의 지분정리는 그룹 분할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책임연구원도 "이미 현 회장측 계열사와 담 부회장측 계열사가 몇 년 전부터 독립경영을 해왔다"며 "이번 지분 정리로 투자전망이나 사업성이 크게 변하게 되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 대기업 금융팀 김기권 선임심사역도 "지분 변동으로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분가 후 구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굳이 지분 정리의 득실을 따진다면 "둘째 사위인 담 부회장쪽"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신용정보 이원명 건설담당 분석실장은 "동양메이저의 경우 지난해 9월말 현재 차입금이 1조4,536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추가 자구안을 검토해야겠지만 자금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현 회장이 동양그룹의 규모를 30대기업으로 키우기는 했지만, 금융계열 그룹으로의 발전 전략이 답보 상태"라고 평가했다.
반면 담 부회장의 동양제과는 지분정리로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신정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담 부회장 계열사와 현 회장 계열사의 지급보증이 해소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동양제과가 동양메이저의 자금창구 역할을 일부 수행했다"며 "지분 정리의 최대 수혜자는 동양제과"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신희영 애널리스트도 최근 분석자료에서 "동양제과는 올해 제과업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5개의 CATV채널과 코엑스몰의 메가박스 시네플렉스 등 극장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로 투자가치가 높다"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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