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온통 눈 속에서 지낼 전망이다.지난 7일 내린 20년만의 기록적인 눈이 미처 녹기도 전에 9일 또 만만치 않은 양의 눈이 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틀 뒤인 11일에도 강설예보가 나와있고, 14, 15일에도 눈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앞서 새해 첫날도 서울지방을 2㎝ 높이로 덮은 눈 속에서 시작됐었다.
9일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년(1981~2000년)간 1월 한달 서울지방에 눈이 내린 날짜는 평균 5.5일. 98년과 84년, 85년 1월에 9일이나 눈이 내려 가장 잦았고, 반면 96년과 93년에는 단 이틀만 눈이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9일까지 벌써 3일에 걸쳐 눈이 내렸고 15일까지 3번 더 눈 소식이 예정돼 있다.
중순도 지나지 않아 눈이 온 날짜가 이미 평균치를 넘어선 셈이다.
빈도도 그렇지만, 문제는 눈의 양.
20년간 서울지방에 내린 적설량의 1일 평균은 1.7㎝. 지난해 1월에는 6일간이나 눈이 내렸지만 총적설량은 1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7일 하루에 15.6㎝가 내린 것을 비롯, 한번 내릴때마다 적설량 2㎝ 이상은 기본. 이 때문에 이달 들어 서울지방의 총 적설량은 9일 오후 현재 총 20.6㎝나 돼 이 추세대로라면 1월 한달동안 가장 많은 눈이 내렸던 1985년의 기록(총 39.4㎝)마저도 깨뜨릴 기세다.
기상청은 이 같은 이례적인 기상에 대해 "고(高)수온대 등의 영향으로 동남북아시아의 기압계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돼 있다"며 "현재 활동이 왕성한 남중국 인근의 저기압이 자주 우리나라를 찾아와 눈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남중국산(産) 저기압은 대륙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달리 중국 동해안 바다를 거쳐오기 때문에 품고 있는 수증기의 양도 엄청나 한번 내리면 폭설이라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저기압의 생성이 당분간 왕성할 것으로 예상돼 강설 빈도와 적설량에서도 올해 1월은 기록적인 달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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