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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설대책 어설프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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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설대책 어설프기만

입력
2001.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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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 기습폭설이 내렸다. 서울은 7일 15㎝의 눈이 온 종일 쏟아져 20년 만에 최대 강설량(降雪量)을 보였고, 대관령의 적설량은 무려 98㎝였다고 한다.다행히 일요일이어서 직장인들의 출퇴근 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폭설 피해는 교통에서 농작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다. 항공기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되고, 고속도로가 극도의 정체현상을 빚었다.

근래 겨울철 날씨가 따뜻한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강설량이 많은 것은 봄 가뭄을 예방하고 농사 등 생태계의 안정을 위해서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도시생활을 하고 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에 조그만 강설에도 불편과 피해는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해대책과 주민편의 차원에서 제설작업 등 강설기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까닭이다.

아쉽게도 이번 폭설에 대처하는 당국의 태도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계속 내리는 눈으로 서울시내 거리가 통제 불능인 것은 얼마동안 불가피했다고 해도 사후대책으로서 제설작업은 엉망이었다. 눈이 갠 8일

출근길이 빙판 그대로였고, 지하철 입구 계단과 인도주변은 눈과 얼음이 방치되어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버스정류소 같은 시민이용 시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고속도로의 폭설대책은 한마디로 비과학적인 교통관리의 표본이었다.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은 차량 1,000여대가 눈 속에 서로 얽혀 밤을 지새야 할 정도였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차량이 몰려들어 제설작업은 엄두도 못냈다고 한다.

제설작업에 거의 무관심한 시민들의 태도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가나 빌딩가는 당연히 업주가 눈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입구만 치우는 시늉을 했거나 거의 방치된 곳이 허다했다. 과거 조그만 눈에도 비를 들었던 시민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안타깝다.

잦은 눈 때문에 고생하는 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폭설 같은 재해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정말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사회가 곧바로 된 사회이다.이번 폭설에 대처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면 대답은 자명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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