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찾아온 폭설의 여파로 8일 전국의 육ㆍ해ㆍ공 교통은 이틀째 대란을 겪었다. 특히 출퇴근길 전쟁은 극에 달했으며 9일에도 지역에 따라 1∼4㎝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여 교통지옥은 3일째 계속될 전망이다.○.이날 오전 8시20분께 서울 지하철 7호선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역과 중곡동 용마산역 구내에서 도봉산역에서 온수역 방면으로 가던 열차가 각각 운행고장으로 40여분간 정차했다. 이로 인해 사고 차량과 뒤따르던 8개 열차의 승객 등 1만여명이 발이 묶였다.
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측은 사고 후 20분이 지나서야 '운행불가' 방송을 내보내 승객들이 거칠게 항의했으며,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또 대다수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지하철 이용 승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등 출ㆍ퇴근길 지하철은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했다.
■ 논술시험 차질없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의 이날 논술시험은 예상과 달리 날이 개인데다 항공편도 부분 개통됨에 따라 대체로 무난히 치러졌다.
연세대의 경우 예정보다 30분 늦춘 오전 9시30분 인문계부터 논술을 시작했으나 지각생은 없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제주지점은 수험생 19명을 오전 8시 서울행 항공편으로 우선 수송했다고 밝혔다.
■ 재산피해 279억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폭설로 실종자 3명을 포함,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279억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또 전국 13개 공항 중 속초와 포항 등 2개 공항이 아직 통제되고 있다.
■ 폐전투기 이용 긴급 제설 '눈길'
○.한편 경기 성남 서울공항 기지를 맡고 있는 공군 제15혼성비행단이 폐전투기를 활용, 긴급 제설작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공군에 따르면 제설 '일등공신'은 SE_88. 이 장비는 한국전쟁때 활약하다 1970년대 중반 퇴역한 F_86 전투기 엔진을 활용한 것으로 엔진 가동시 발생하는 엄청난 분사력으로 활주로에 쌓인 눈을 단숨에 수십m 밖으로 날려보냈다.
서울공항 관계자는 "수백명이 밤새 매달리던 활주로 제설작업을 2∼3시간만에 끝냈다"고 말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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