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표현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제32대 미국 대통령의 '휠체어 동상'이 10일 제막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링컨 기념관 남쪽 포토맥파크에 있는 루스벨트기념관에서 장애인단체들이 6년 간의 노력 끝에 얻어낸 '휠체어 탄 루스벨트'동상을 제막할 예정이다.
전미장애인기구의 앨런 라이히 총재는 7일 "동상 제막은 장애를 가리는 부끄러움의 외투를 벗어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휠체어 동상 건립을 둘러싸고 루스벨트가 생전에 장애가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휠체어 동상을 건립할 수 없다는 기념관과 그가 살았던 실제모습을 표현해야 한다는 장애인 단체들의 주장이 엇갈려 논란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라이히 총재는 물론 포드, 카터, 부시 전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이 "휠체어 없는 동상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견해에 동조하면서 휠체어 동상쪽으로 대세가 굳어졌다.
이에 따라 97년 루스벨트 추모위원회 공동의장인 대니얼 이누에 상원의원이 루스벨트의 장애를 표현할 수 있는 결의안을 제출, 상하원에서 통과돼 캘리포니아 출신의 조각가 로버트 그래엄이 작품을 완성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한 3선 대통령인 루스벨트는 39세 때인 1921년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돼 1933~1945년의 대통령 재임기간을 포함해 24년간 휠체어에 의지해 살았다.
하지만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사진을 찍을 때 항상 어깨 위에 걸친 외투로 휠체어를 가려 루스벨트 대통령 문서보관소에 있는 1만여장의 사진 중 휠체어를 탄 모습은 단 4장만 남아 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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