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이 무대인 스키이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눈이 말썽이었다.8~11일 열릴 예정이었던 2001서울컵 스키대회 개막이 하루 연기됐다. 7일 대회장소인 용평스키장의 적설량이 90㎝에 달했기 때문.
갑작스런 폭설로 슬로프도 엉망이 됐고 곤돌라와 리프트가동도 멈추게 됐다. 국제스키연맹에서 파견나온 감독관(테크니컬 델리게이터)은 8일 대회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보고서를 본부로 보냈다. 결국 9일로 개막이 연기됐고 일정도 하루 단축됐다.
대회규모도 축소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일본선수들은 7일 김포공항에 비행기 착륙이 금지되는 바람에 입국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선수들과도 연락이 두절돼 이미 한국에 와 있던 중국선수 단 2명만이 국제대회 구색을 맞추게 됐다.
서울시스키협회와 용평스키장 측은 8일 슬로프를 정비해 하루 미뤄진 대회준비에 구슬땀을 흘렸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처지다.
강릉기상대가 9,10일에 걸쳐 이 지역에 10여㎝의 눈이 더 올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스키협회 김종오 사무국장은 "어려운 형편에 국제대회를 개최했는데 폭설로 일정에 차질이 생겨 답답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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