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구조조정등으로 다사다난했던 경신(庚辰)년이 가고 신사(辛巳)년의 새해가 밝았다.새로운 세기를 맞는 오늘의 한국경제는 총체적 위기가 재현되느냐 이를 극복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다양한 처방이 가능하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교육제도의 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입시제도는 중ㆍ고등학교에서 주입식 교육만을 강요, 청소년들의 창의력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세계화와 시장경제에 부합하는 개인적 소질, 비판성, 개방적 사고를 가르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다양한 측정을 통해 진정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획일성과 공정성에만 집착하는 입시제도는 결국 학생 개인과 대학은 물론 나라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뿐이다.
우리의 대학은 양적으론 큰 성장을 이뤘지만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질적 경쟁력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한때 모 그룹회장이 우리 관료사회를 3류라고 비판한 적이 있었는데 대학은 4류가 아닌가 싶다. 1999년 국제 과학기술논문색인(SCI) 지수에 따른 세계대학순위에서 1위는 하버드대 였으며 2위는 도쿄대, 3위는 UCLA였고 서울대는 73위였다.
하지만 전분야를 평가한 순위에서 세계 100위 권에 한국대학은 단 하나도 없다. 교육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유교적 전통을 가진 국가로선 민망한 성적표다.
직업능력개발원이 내놓은 기업의 대학교육 만족도 조사를 보면 30% 이상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대학이 배출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반응이 높다.
대학교육이 현실과 유리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 진출한 외투기업의 경영자들도 한국 직원들이 지시 받은 일은 잘 처리하지만 창의적인 일에는 서투르다고 평가한다. 외국인투자의 장점 중 하나인 선진기술의 이전효과도 직원들의 흡수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의 교육방식이 지속된다면 외국기업이 투자 장점으로 꼽는 우수한 인적자원은 머지않아 사라질게 분명하다.
21세기는 고도화된 지식, 정보가 생산의 핵심요소가 되는 지식기반사회이며 세계화와 시장경제의 원리가 강조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중ㆍ고교 교육은 세계ㆍ정보화에 부합하는 기본능력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학의 역할도 단순한 지식의 전수에서 벗어나 지식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창의력을 개발하는 쪽으로 변해야 한다.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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