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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이총재 사려깊은 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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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이총재 사려깊은 분인데…"

입력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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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7일 75세 생일을 맞아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총재비서실장의 큰 절을 받았다. 주 실장이 이날 아침 JP의 청구동 자택을 방문,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생일축하 난(蘭)을 전달하는 자리에서였다.5일 'DJP 공조' 복원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를 겨냥해 "벌써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거칠게 비난했던 JP도 같이 맞절을 한 후 밝은 얼굴로 40여분간 덕담을 주고 받았다.

JP는 먼저 이 총재의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 반대입장에 대해 "사리가 깊은 분이 왜 안 도와줬는지 모르겠다"며 섭섭함을 털어놓으면서도 "당에서는 욕을 했지만, 나는 사리가 깊은 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주 실장이 전했다.

또 민주당과의 공조복원에 대해 "자칫 헌정중단 사태가 올까 봐 도와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한 후 "공조를 하더라도 우리 당의 주의, 주장은 변함이 없으며,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므로 정국이 풀리면 이 총재를 한번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 실장이 밝혔다.

하지만 극진한 예를 갖춘 주 실장의 JP 생일축하 방문을 놓고 한나라당에서는 미묘한 파열음이 새어 나왔다. 주 실장은 "전날 총재 측근을 문전박대한 청와대는 달리 JP는 대인의 모습"이라며 "우리 당은 지금도 (JP에게) 여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생일축하 난을 갖다 주면서 덕담을 나눈 것과 정치적 판단은 다른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한마디로 대 자민련 관계설정을 놓고 그동안 한나라당 내부에 혼재해있던 '제한적 연대론'과 '이 총재 독자노선론'의 양 갈래 기류가 드러낸 셈이다.

한편 주 실장의 브리핑에 대해 자민련 측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추려서 발표했다"고 꼬집으면서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었다. 당초 이날 소속의원들과 골프를 할 예정이었던 JP는 폭설로 골프를 취소한 후 자택에서 손님을 맞았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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