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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부정 태풍' 泰정국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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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부정 태풍' 泰정국 혼란

입력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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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총선(하원)을 실시한 태국이 극도의 선거부정과 야당 당수의 개인 비리 등이 얽혀 최악의 정치혼란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선자 대거 무효사태와 권력공백에 따른 군부 쿠데타설까지 제기되고 있다.7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재벌 탁신 시나왓(51) 당수가 이끄는 야당 타이 락 타이 당(TRT)이 전체 500석 중 209~241석을, 추안 릭파이(62) 총리의 집권 민주당이 107~118석을 얻을 것으로 추산됐다. 군소정당인 신열망당, 찻 타이당, 찻 파타나당 등도 각각 최대 50석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1997년 개정된 개혁헌법에 의해 치러진 첫 총선임에도 불구, 1996년 선거때보다 3배 이상 혼탁했던 금권선거로 밝혀지면서 권력이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정가를 뒤덮고 있다.

개혁헌법에 의거, 막강한 권한을 갖고 신설된 선거위원회가 표 매수 등 불법사례에 대해 어떤 `의지' 를 보이느냐에 따라 최소 100명 이상의 당선자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선거위원회 한 관계자는 "12일 전까지는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하기 힘들 것" 이라며 "최악의 경우 법정 인증시한인 다음달 5일(투표후 한달)까지 당선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공백상태가 야기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일단 다수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TRT의 탁신 당수 역시 지난해 12월 국가부패방지위원회(NCCC)로부터 2억3,200만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신고 누락했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이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은 물론 5년간 공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이번 선거에서 수백만 달러를 뿌린 것으로 알려진 탁신 당수가 총리직을 깨끗이 포기하고 물러날 것이냐에 대해서도 전망이 회의적이다.

탁신 당수는 7일 "안정의석인 320석을 확보하기 위해 3당, 5당인 신열망당, 찻 타이당과 연정을 구성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으나, 찻 타이당측은 "연정에 관심이 없다" 는 반응이어서 이나마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1998년 신ㆍ구 정치인을 망라해 급조된 TRT가 성향면에서 분열상을 보이고 있어 뜻하지 않은 정치충격이 가해질 경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탁신 시나왓은 누구

탁신 시나왓(51) 타이 락 타이당(TRTㆍ타이사랑당) 당수는 경찰 간부 출신으로 1980년대 중반 '신 컴퓨터통신회사' 를 창업한 뒤 경찰 재직 당시 '연줄' 과 정부 독점권을 이용, '신 그룹' 으로 성장시킨 태국의 대표적인 정보통신 재벌 총수.

1994년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의 팔랑탐(진리의 힘) 당에 가담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그는 현 추안 릭파이 총리 연정 아래서 외무부 장관, 반한 실라아파 총리 아래서 부총리로 잠시 기용됐다. 1997년 8월 차왈릿 용차이윳 총리 연정에서 다시 부총리를 맡았다가 금융위기로 11월 연정이 붕괴되고 추안 총리가 들어서면서 물러났다.

비교적 참신한 이미지와 자수성가한 재벌 총수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1998년 7월 TRT를 창당, 각 당에서 여러 의원들을 영입하면서 단기간에 당세를 키웠다.

'경제총리' 라는 기대감으로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농가부채 3년유예, 7만여 마을에 각각 2만 3,000달러의 성장촉진기금 지원, 외국자본 인수로부터 과다부채 기업의 보호 등 유세 중 내건 정책은 현실성이 희박한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997년 부총리 취임 재산신고 때 가정고용인 앞으로 이전된 거액의 주식을 고의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아 현재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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