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과 새 부통령에게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신이여, 미합중국에도 은총을 내리소서."앨 고어 부통령이 6일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후보를 제 43대 대통령으로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던진 축하의 말이다.
고어 부통령은 이날 헌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 개표결과를 집계, 발표한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의장자격으로 주재했다. 고어 부통령은 의연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사회봉을 쥔 채 부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낭낭한 목소리로 공식 선언, 치열했던 대선거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선거인단 선거결과는 당초 예상했던 대로 부시 후보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5표의 플로리다 선거인단을 포함, 271표를 확보해 부시의 당선이 공식 확정됐다.
선거인단의 일부 반란표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고어 부통령은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112년만에 총득표에서 이기고 선거인단 득표에서 패배한 뒤 헌법에 따라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를 공식 선언해햐 하는 비운의 후보로 기록됐다.
이날 의회 흑인간부회 소속인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플로리다주 대통령선거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 인증을 저지하려고 시도했으나 이에 동조하는 상원의원이 없어 무산됐다.플로리다주의 앨시 헤이팅스 하원의원은 사회를 보던 고어 부통령에게 "이의있다"며 "오늘 모임은 모든 사람이 생각하듯 단순한 의례적 절차가 돼서는 안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나 고어 부통령은 연방법에 따라 헤이팅스 의원의 이의제기에 동의하는 상원의원이 없자 미소를 지으며 "플로리다에서 오신 신사에게 감사한다"고 이의를 기각했다.
역시 플로리다주의 바바라 리 하원의원도 "1인 1표는 헛된 미사여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모든 표가 개표되지 않는다면 투표권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선거인단 선거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