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대전을 연결한 광섬유를 끊겠습니다" 한 가수의 콘서트 장면이 나오던 모니터가 한 번 깜박이더니 이내 화면이 이어졌다. 눈깜짝할 새였다."보셨습니까? 화면이 깜박했던 걸. 못 보신 분도 있는 것 같은데요. 서울서 대전까지 연결된 광통신망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1000분의 6초 안에 서울에서 부산을 거쳐 대전까지 전송경로를 바꿔 통신망을 복구할 수 있습니다.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정윤철 교수가 설명했다. 4일 오후 대전 KAIST 광통신연구센터.
●KAIST 정윤철 교수팀
파장분할다중방식 전광(全光)전송망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정 교수팀은 전송망을 가동하면서 장애복구 기능을 시연했다.
전광전송망은 광신호가 최종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중간기지국에서 전기신호로 바뀌는 과정을 없앤 광통신시스템. 기존 광통신망은 모든 광신호가 그냥 거쳐가는 중간기지국에서도 교환기를 통과하기 위해 일단 전기신호로 변환돼야 했다.
즉 전송속도가 초당 수십 기가바이트(Gb)로 고속화하면 각 기지국에서는 초당 수백 Gb의 처리능력을 갖춘 회선분배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정 교수는 "정보전달의 대용량화, 고속화에 광통신망이 기여한 바가 크지만, 기존 시설로는 처리용량에 한계가 있어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며 "파장분할다중방식 전광전송망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광전송망을 구축할 경우 기지국이나 선로에 들어가는 비용은 현재의 13~15%, 통신 장비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현재의 22% 정도로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팀이 선보인 파장분할다중방식 전광전송망은 초당 640Gb급으로, 약 1,000만 명이 동시에 전화로 통화하는 음성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이미 전광전송망의 상용화단계에 이른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전송망의 성능감시는 전기신호로 변환된 상태에서 이루어지지만, 정 교수팀은 광신호 상태에서 전송정보의 품질을 유지하고 절단 등 사고 원인을 관리하는 기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