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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주역 4인의 이해득실 / 얽히고 설킨 극한정국 종착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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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주역 4인의 이해득실 / 얽히고 설킨 극한정국 종착역은

입력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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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선거자금 수사, 여야 영수회담 결렬, DJP 공조복원등으로 새해 벽두부터 얽히고 설킨 극한 대치정국의 종착점은 어디인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등 4자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싸움의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이 싸움은 정국주도권 장악 차원을 넘어 2002년 대선구도에 직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년이나 남은 대선의 전초전이 시작된 셈이다.

경제 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쟁에만 매달린다는 비난 여론 속에서도 피차 물러설 수 없게 된 이번 싸움에 4자는 무슨 전략과 계산으로 임하고 있으며 득실판단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정리해 본다.

■DJ, 원칙 강조속 政爭의 부담

청와대는 안기부 선거자금 수사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3김ㆍ1이'의 각축으로 묘사되는 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이 다툼에서 누가 정치적 이득을 보고, 누가 타격을 입었느냐는 식의 풀이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선진국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국기 문란의 범죄인데, 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정쟁거리가 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또한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 야당 총재 등과 이전투구를 하는 당사자로 등식화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안기부 선거자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은 고속철 수사 과정에서 안기부 선거자금이 드러났다는 보고를 받고 썩 내켜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범죄가 드러났는데 수사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의도적인 수사가 아니지만 그 부담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김 대통령이 논란의 와중에서 과거의 '20억원+알파설' 등 격한 공격을 받아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수사를 시작한 게 아니어서 이같은 논란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야당이 정쟁으로 몰아가려 해도 국기 문란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통령이 시시비비를 철저히 가리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昌, 결속력 강화 野포위 경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휴일인 7일 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진우(朱鎭旴) 비서실장은 "총풍ㆍ세풍도 다 견뎌냈는데, 이 정도 일이 대수냐"는 이 총재의 발언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총재가 큰일이나 난듯 대책회의마다 일일이 참석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이 총재가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총재는 안기부 선거자금 문제가 처음 불거져 나왔을 당시 당직자들에게 특단의 대책마련을 지시했다고 한다. 영수회담에서 확인한 김대중 대통령의 정국인식으로 미루어 여권의 강공 드라이브가 충분히 예견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의 양면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선거자금 계선에서 벗어나 있었던 이 총재가 이번 일로 입을 상처는 별로 없다"며 "내부결속 강화와 YS와의 제휴 모색 등 득(得)의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치정국의 모양새가 이회창 포위국면으로 가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이 총재는 현재 원내외 투쟁의 길을 함께 열어 놓고 있다. 무작정 투쟁에 나서기에는 현 경제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만큼 여권의 움직임에 따라 투쟁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JP, 캐스팅보트 영향력 높여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DJP 공조복원을 선언, 새해 정국에 대처할 밑그림을 그렸다. 어느 누구도 혼자 힘으로는 정국을 헤쳐나가기 버거운 만큼 공조복원으로 DJ의 레임덕을 막아주고 교섭단체 구성 실패 등 정치적 위기를 '캐스팅 보트' 역할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는 1995년 민자당과 결별한 뒤 냉랭했던 YS에 대해서도 연초 "한 번 뵙고 싶다"며 관계를 개선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는 "자민련과 나를 깔아뭉개려 한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JP의 한 측근은 "대치 정국에서 DJP 공조복원을 주축으로 YS와의 관계개선을 보조축으로 택해 '이회창 고립화'를 추진하는 그림"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JP는 상황 전개에 따라 다시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협공에 직면한 이회창 총재가 JP 끌어안기에 나서고, 국정운영을 둘러싸고 2여간 불협화가 재현되는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생각이 달라질수 있다.

JP는 DJP 회동일인 8일 이후 거의 매일 당사에 출근할 예정이다. 16대 총선 후 한 달에 겨우 한 번 정도 당사에 얼굴을 내밀던 그다. 당을 장악하고 '캐스팅 보트'로서의 정치적 영향력 제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YS, 與野서 손짓, 정치적 기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안기부 선거자금 수사로 측근들이 사법처리 되는 등 궁지에 몰려있는 듯 비쳐지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같은 역설적 상황은 'DJP 대 창(昌ㆍ이회창 총재)'이라는 작금의 대결양상에서 비롯된다.

즉 DJP의 협공을 받은 이회창 총재가 손을 내밀 수도 있고, 이 총재를 포위하는 '신3김'구도의 부활을 위해 DJP가 접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6일부터 'YS와의 관계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JP도 5일의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김 전 대통령을 한번 뵙고 싶다"며 YS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 때문인지 김 전 대통령의 움직임도 한결 조심스러워졌다. 'DJ 비자금 파일' 공개 가능성을 내비쳤던 김 전 대통령은 7일 "김대중씨가 ?어빠진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지만, 누가 도둑인지는 국민이 알 것"이라며 예의 독설을 퍼부었지만, 수위는 낮아졌다.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이 총재나 JP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한결같이 "노 코멘트"라며 입을 다물었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벼랑 끝 대치정국의 흐름을 주시하며 정치권의 편가르기가 현실화할 때 '2002년 대선의 영향력 발휘'라는 자신의 정치적 목표에 부합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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