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중인 안기부 자금의 구체적인 배분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민주당에 입당한 구 여권 의원들은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시인했다. 그러나 이들도 대부분 "중앙당 지원 자금이 안기부 돈 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신한국당 총재비서실장을 지낸 박범진 전 의원은 "1995년 10월 당시 총장인 강삼재 의원이 불러 3,0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줬다"며 "이를 포함 선거기간 전까지 네 차례에 걸쳐 1억원을 받았으며 선거 막판에 2억원을 받아 모두 3억원을 지원받은 셈"이라고 실토했다.
박 전의원은 "돈은 모두 온라인을 거치지 않고 강 총장이 직접 건네줬다"며 "자금이 어떻게 조성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용태 의원은 "지구당 사무국장 명의의 통장으로 지원금이 들어왔는데 이 돈이 안기부에서 나온 것인지, 기업에서 나온 것인지 알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송훈석 의원은 "모든 후보들이 조금씩 지원받았는데 중앙당 후원금이나 국고보조금에서 나온 것인 줄 알았다"면서도 "선대위 핵심 간부들은 아마 출처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섭 의원은 "선거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강삼재 당시 총장을 찾아갔더니 '당신은 떨어질 사람'이라고 면박만 주고 돈을 안 줬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민주계와 당시 새로 입당한 인사들이 자금을 많이 받아 갔고, 영남권에서도 실세들은 꽤 많은 돈을 갖고 가서 선거 때 다 안 쓰고 비축해뒀다가 두고두고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제 최고위원도 95년 지방선거 때 신한국당 후보로 경기지사에 당선된 데다 자신과 가까운 국민신당 출신 의원들이 96년 총선과 관련 이름이 오르내리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위원측은 "경기지사 선거의 법정선거비(약 11억원0이내에서 일부를 중앙당에서 지원받았겠지만 자금의 출처는 알수 없는일"이라며 "선거자금은 주로 선대본부에서 곤장했다"고 해명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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