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6일 76회 생일을 맞았다. 김 대통령은 이날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 수석비서관들과 조찬을 하고 이희호 여사와 김홍일 의원, 김홍업씨 등 직계 가족들과 오찬을 했을 뿐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조찬에서 김 대통령은 여야의 난타전으로 정국이 혼미한 탓에 썩 표정이 밝지 않았으나 "정도로 가야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강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어려움이 있지만 흔들림 없이 국민을 믿고 나가야 한다"면서 "이 시대에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긍지와 사명감,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황희 정승이 여종들의 싸움을 말리면서 "너도 옳고 너도 옳다"고 얘기한 고사를 인용하면서 "이런 동양적인 덕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면서 "관용을 하더라도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는 안된다"면서 "과정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확립될 때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급은 안기부 자금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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