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가 5일 다시 폭락함으로써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정책에 의한 경기조절력과 주가변동을 의미하는 이른바 '그린스펀 효과'가 무색해졌다\.전격적인 금리인하에도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고, FBB의 금리인하에 대한 비판론 마저 대두되고 있다.
▲주가 재추락
나스닥은 5일 159.18포인트(6.2%) 빠져 2,407.65포인트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금리인하 발표일인 3일 하루 반짝 최대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지난 한주간은 2.5%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도 5일 250.40포인트(2.3%) 하락, 10,662.01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추락은 컴퓨터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 등의 수익악화 전망과 미 노동부의 지난 해 12월 실업률 발표에 기인한다.
경기진단의 주요 지표중 하나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로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치인 4.1%보다 낮았지만 투자자들에게 복합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한편에선 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다른 편에서는 실업률이 지난해 11월과 같지만 12월 민간 부문의 고용증가가 최근 12개월 중 가장 낮은 4만9,000명에 불과한 점을 들어 경기침체의 유력한 지표로 받아들였다.
▲금리인하 비판론
파이낸셜 타임스는 4일 FRB의 금리인하가 소폭으로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징후가 이미 나타났음에도 FRB는 지난해 12월19일에야 긴축기조를 완화한 뒤 2주 후에야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실기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인하조치로 금리는 6%가 됐지만 이는 1999년 상반기의 4.75%보다는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도 최신호(6일자)에서 FRB의 금리인하가 기업과 소비자 신뢰회복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오히려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지표인 실업률이 발표되기 전에, 그리고 이달 말 정례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FRB가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롱텀캐피털의 부도 위기상황에서 이뤄졌던 금리인하보다 더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FRB가 일반인이 모르는 금융권의 부도 등의 긴급사태 발생 가능성을 미리 포착했거나, 실제 미 경제가 조지 W 부시 당선자의 표현처럼 '급강하(tailspin)'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는 등의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추가 금리인하
골드막 삭스의 윌리엄 더들리는 미 기업의 전체 수익이 지난해 4ㆍ4분기에 1.43% 하락했으며 올 1ㆍ4 분기에 2.17%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관심은 FRB가 얼마나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인데, 이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의 부르스 스타인버그 수석연구원은 FRB가 이달 말에 0.25%포인트 인하한 후 3월에 0.25 또는 0.5%포인트 추가 인하해 6월까지 금리를 5.25~5.5% 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JP 모건의 제임스 글래스만 연구원은 6월까지 금리가 4.75%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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