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과 외국용병간에 할인점 인수ㆍ합병(M&A) 전쟁이 뜨겁다.최근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계 할인점들이 속속 국내 점포 인수에 나서자, 토종 할인점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도 최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뉴코아 응암점을 24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는 모기업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이 점포를 재단장해 올 10월께 이마트로 개장할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뉴코아 응암점의 경우 외국계 할인점과도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외국기업에 점포를 파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부 유출을 초래하기 때문에 국내기업에 매각하는 쪽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외국계 할인점의 인수 공격에 대해 '애국심'카드를 던진 것이다.
먼저 할인점 M&A에 불을 댕긴 것은 외국기업.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는 지난달 350억원을 주고 킴스클럽 화정점을 매입, 월마트 7호점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프랑스계 까르푸도 한화마트 부평점을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할인점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유통형태로 자리잡은 데다, 생활필수품이 주력상품인 만큼 최근의 불황기에 오히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계 할인점으로선 부지를 사들여 건물을 새로 짓는 것 보다 기존 점포를 인수하면 훨씬 '싸게 먹힌다는' 계산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는 "할인점업계 1위라는 지위를 확고하게 굳히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점포는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해태백화점 인수를 검토했던 롯데마그넷도 "올해 점포수를 크게 늘려 할인점 업계 2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기존 점포 인수에도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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