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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언론자유 수호" 투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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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언론자유 수호" 투쟁 확산

입력
200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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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동구권 국가들 중 가장 먼저 민주체제로 전환한 체코에서 최근 언론자유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3일 밤 10만여 명은 프라하 웬체슬라브 광장에서 국영방송인 체코 TV(CT)의 방송권 독립을 주장하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시위는 1989년 체코의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이다. 시위대는 언론의 독립과 자유 등을 요구하며 프라하 시가를 행진했다.

이에 앞서 CT의 기자들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사장으로 임명된 지리 호다츠가 정치적인 인물이라며 그의 해임을 요구하며 방송국 스튜디오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왔다.

기자들의 농성으로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의회가 임명한 CT의 경영이사회에서 선출된 호다츠 사장은 현 집권 여당의 지도부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기자들은 "호다츠 사장이 CT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바츨라프 클라우스 전 총리와 지나치게 밀착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사장 임명을 철회할 것으로 주장해왔다. 기자들은 또 "정치인들이 CT의 이사들을 임명하는 것은 편집권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임명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언론자유 수호 투쟁에 대해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을 비롯해 12만 명이 지지서명을 했으며 국제기자연맹(IFJ)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자 체코 의회의 문화위원회와 미디어위원회는 CT의 사장 임면권을 가진 경영이사회를 구성할 때 정치적인 영향을 배제하는 법안의 제정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은 새로운 법안을 마련해도 사실상 그 법이 시행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리므로 유일한 해결책은 호다츠가 즉각 퇴임하는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원이 6일 비상회기를 소집, 일단 CT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한편 호다츠 사장은 4일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급히 실려갔으며 매우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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