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출입국 관리당국이 태국인 관광객들을 마치 범죄인 다루듯 쫓아버린 것은 참 얼굴 뜨거운 일이다.태국의 유력 신문이 근래 일어난 여러 사례들을 보도하면서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 나라에는 갈 필요가 없다"고 불쾌해 했다니, 이런 나라 망신이 또 있을까 싶다.
이 보도에 대해 공항 출입국관리소는 "입국목적이 관광임을 입증하지 못했고, 어린이를 동반한 불법입국 사례가 많아 입국을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비자가 없거나 위조여권 같은 경우라면 몰라도, 단체관광객으로 온 사람을 관광여행자 입증이 안 된다고 쫓아버리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어린이를 대동한 불법입국이 많기 때문이라는 말도 궁색하기는 마찬가지다.
불법 체류 외국인이 19만명에 육박하고, 그 중 태국인이 1만2,000여명으로 중국 방글라데시에 이어 세번째로 많기 때문에 철저히 심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고충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방법과 태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설혹 그들의 불법입국 혐의가 사실이었다 해도 그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입국거부 사유를 정확히 알리고 규정에 따라 송환하든지 처벌하든지 할 일이지, 밀실에 장시간 연금시키고 묻는 말에 고함을 치거나 옆구리를 찌르는 등 모멸적인 언행으로 나라를 욕 먹일 건 무언가.
굳이 한국방문의 해를 거론할 필요도 없다. 손님을 정중히 맞는 것이 우리생활문화의 오랜 전통이다.
예의를 모르는 집안이라는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을 큰 수치로 여겨온 유교문화의 전통을 들추지 않더라도,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는 자칫 외교문제가 될 수 있다. 공항과 항만 일선 직원들의 근무자세 점검과 교육 등 실효 있고 지속적인 대책이 아쉽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